야마하, 여성용 클럽만 400% 성장..핑, 미즈노 등 인기 제품 없어서 못팔아

  • 등록 2021-11-22 오전 6:00:00

    수정 2021-11-22 오전 6:00:00

(사진=이미지투데이)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최대 100% 성장.’

2021년 국내 골프용품 수입 업체의 성적표다.

코로나19 속에서도 올 한해 골프용품 시장은 역대 최대의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야마하골프는 지난해 매출 35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을 돌파, 최대 100% 이상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여성 골프채의 판매가 크게 늘어 일부 제품은 ‘없어서 못 팔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었다.

여성용 골프클럽은 최대 4배 이상 성장

올해 7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인 야마하골프는 특히 여성 골프클럽 시장에서 단연 눈부신 성적표를 받았다. 여성 전용만 3가지 제품을 선보이며 역대 최고인 214억원(10월말 기준)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2020년 50억원 수준이던 매출액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성장한 액수다.

전체 매출액에서도 여성 판매 비중은 크게 높아졌다. 야마하골프는 지난해 전체 매출액 350억원(추정치) 중 여성 골프클럽의 매출액은 50억원으로 비중은 약 14%였다. 그러나 올해는 700억원 중 214억원이 여성용 클럽 판매일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

야마하골프 관계자는 “올해 3가지 모델을 출시했는데 220만원에 판매된 제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며 “전체 매출액은 지난해 35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대로 100% 상승했고, 그 중 여성용 클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수준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던롭의 여성용 클럽은 예약하며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 고공행진을 보였다. 서울 강남에 있는 A골프용품 매장 측은 “던롭의 여성용 골프채는 특히 30~50대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면서 “여성용 골프클럽이 올해처럼 많이 판매된 적은 처음인 것 같다”고 올 한해 골프용품 시장에 불어닥친 변화를 설명했다.

여성 골프인구의 증가를 정확하게 조사한 자료는 없지만, 백화점 매출 등을 통해 여성 골프인구 증가에 따른 효과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신세계몰이 지난 8월 발표한 매출 실적에서 여성 골프의류 매출은 66%로 남성 34%의 두 배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30대 이하 여성 골퍼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여성 골프인구 증가에 따른 효과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야마하골프 관계자는 “내년 선주문 예약을 진행한 결과 올해보다 더 뜨거운 분위기”라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여성골프 인구가 클럽 판매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이데일리DB)
인기 드라이버, 아이언은 없어서 못 팔아

여성용 골프클럽만큼의 폭발적인 증가세는 아니지만, 남성용 골프클럽 매출도 크게 늘어 ‘코로나 특수’를 실감케 했다.

테일러메이드코리아는 상반기 매출 집계 결과 지난해와 비교해 최대 52% 이상 성장했다고 밝혔다. 신제품 드라이버와 아이언 판매가 매출 성장의 효자 노릇을 했다.

드라이버 시장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핑골프는 올해도 물량 부족에 따른 공급난을 겪을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G425 드라이버는 내놓자마자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품절 대란을 불러왔다. 예약 대기 기간만 몇 주씩 기다려야 할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핑 G425 드라이버는 새 제품을 구하기 어렵다 보니 중고 시장에서도 활발한 거래가 이뤄졌다. 중고나라가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드라이버 거래를 분석한 결과 핑 G425 드라이버는 가장 많이, 그리고 평균 51.1만원으로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핑 G425 드라이버처럼 올해 골프용품 유통 시장에선 인기 높은 제품은 사는 것도 어려울 정도의 품귀 현상이 계속됐다. ‘아이언의 명가’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온 한국미즈노의 JPX921 아이언은 올해 수입된 물량을 전부 팔았다. 올해 판매를 예상해 들여온 물량은 이미 상반기에 동이 났다. 추가로 수입해온 물량 역시 수개월 만에 모두 판매됐을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골프클럽 판매가 증가하면서 올해는 ‘클리어런스 세일’ 이른바 ‘땡처리’를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골프용품 수입업체는 해마다 11월 이후엔 재고 물량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폭탄 세일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해 인기 브랜드의 제품은 할인 판매할 물량이 없다.

골프용품 브랜드 관계자는 “올해는 거의 모든 브랜드가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정도로 호황을 누린 게 사실”이라며 “예전처럼 재고 물량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현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역시 올해와 비슷한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 공급 등에 차질이 없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다만 위드 코로나가 되면서 그동안 골프쪽으로 집중됐던 분위기는 조금 수그러들 가능성이 있는 만큼 올해만큼의 성장폭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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