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호랭이 "트라이비, EXID처럼 터지는 날 올 것"[인터뷰]①

  • 등록 2022-09-10 오전 10:10:00

    수정 2022-09-10 오전 10:10:00

트라이비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잠재력과 경쟁력이 충분한 팀이다. 밀리언셀러 곡을 만들어내는 팀으로 성장시키겠다.”

K팝신 대표 음악 프로듀서로 손꼽히는 신사동호랭이(본명 이호양)가 자신이 제작한 신예 걸그룹 트라이비(TRI.BE·송선, 켈리, 진하, 현빈, 지아, 소은, 미레)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꺼낸 말이다.

트라이비는 지난해 데뷔해 1년여 만에 싱글 3장과 EP 1장을 내고 부지런히 활동을 전개하며 글로벌 K팝 팬들의 이목을 끌어당긴 팀이다. 그간 ‘둠둠타’(DOOM DOOM TA), ‘러버덤’(RUB-A-DUM), ‘우주로’(WOULD YOU RUN) 등을 내세워 활동했고, 최근엔 신곡 ‘키스’(KISS)로 실력과 매력을 발산 중이다.

신사동호랭이는 기획 단계 때부터 트라이비 음악 제작 전반을 진두지휘해왔다. 외부 작업을 모두 고사한 채 트라이비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 중이다. 트라이비를 확실한 음악 색깔과 정체성을 가진 팀이자 모두가 인정하는 ‘퍼포먼스 강자’로 성장시키는 것이 신사동호랭이의 목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찾아 트라이비 제작에 임하는 각오와 포부를 들어봤다.

-근황이 궁금하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트라이비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면서 음악 작업만 하면서 지낸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작업실에 출근해 저녁까지 있다가 퇴근한다. 트라이비가 최근 인도 아티스트와 협업하기도 했는데 그런 작업까지 모두 제가 맡고 있다.

-트라이비 제작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될까.

△맞다. 정확하게는 공동 제작자다. 트라이비 론칭을 계기로 만들어진 기획사인 티알엔터테인먼트와 음반 유통사 유니버설뮤직, 그리고 제가 함께 기획 초기 단계부터 힘을 합쳐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티알엔터테인먼트가 매니지먼트를, 유니버설뮤직이 유통을, 제가 음악 작업 전반을 담당한다고 보시면 된다. 멤버 중에선 현빈과 송선처럼 제가 바나나컬쳐 때부터 데리고 있던 친구들도 있고, 미레처럼 3사가 함께 선발한 멤버도 있다.

-트라이비 데뷔 전부터 신사동호랭이가 해외 시장, 특히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공략에 방점을 둔 걸그룹을 제작한다는 얘기가 돌곤 했다.

△해외 시장을 빼놓고 K팝을 논하기 어려운 시대이지 않나.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로벌향 걸그룹을 제작하자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인데, 특정 지역을 공략 대상으로 딱 정해두고 시작한 건 아니다. 트라이비를 기획할 때가 남미와 아프리카 지역 음악 스트리밍 시장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던 때이자 아프로 비트 음악이 각광받던 때였다. 어떻게 보면 K팝 걸그룹은 걸크러시와 청춘 두 갈래로 나뉘지 않나. 이 가운데 아프로 비트 음악과 어울리는 걸그룹을 만들면 유니크한 색을 갖출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준비를 시작한 거다. 그렇게 아프로 비트 음악에 하우스를 결합한 트라이비 데뷔곡 ‘둠둠타’가 탄생했다.

-트라이비가 어느덧 지금까지 싱글 3장과 EP 1장을 냈다.

△아직 ‘우와!’ 할 정도의 반응과 감탄을 얻진 못했지만 하나의 방향성을 두고 다양한 결의 음악을 들려주며 잘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EP 타이틀곡인 ‘우주로’의 경우 뭄바톤 계열 음악이었고, 최근 발매한 신보인 3번째 싱글 타이틀곡 ‘키스’는 댄스홀이다. ‘키스’는 멤버들의 나이에 맞게 이전보다 통통 튀는 느낌을 더 강조해본 곡이기도 하다.

-트라이비는 어떤 방향성을 두고 나아가고 있나.

△‘세계 여러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흡수하겠다’는 게 큰 틀에서의 포부이자 방향성이다. 트라이비라는 팀명 자체가 부족이라는 뜻의 트라이브(tribe)에서 따와 만든 것이고 그 안에는 ‘새로운 부족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녹였다. 한국(송선, 현빈, 소은), 일본(미레), 대만(켈리, 지아) 등 3개국 멤버로 구성한 팀이기도 하다. 팀 방향성의 일환으로 현재 또 다른 인도 아티스트, 그리고 남미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논의하는 단계다.

신사동호랭이
-트라이비의 잠재력 및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어느 시점이 되면 분명 제작자와 멤버들, 그리고 팬들까지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는 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상대적으로 아직 다른 팀에 비해 성장세가 늦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바심을 내면서 당장의 성공 공식을 따라가는 음악으로 활동시킬 생각은 없다. 그렇게 음악을 쌓아가다 보면 ‘빵’ 하고 터졌을 때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트라이비 멤버들이 아직 어리고 연습생 경력이 짧은 친구들도 있다.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천천히 트라이비에게 꼭 맞은 색을 찾아가다 보면 답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EXID를 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현 시점에서 트라이비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트라이비를 기획할 때부터 중점을 둔 또 한가지가 ‘퍼포먼스 맛집’으로 통하는 팀을 만들어보자는 거였다. 트라이비의 무대를 유심히 보시면 타 걸그룹들에 비해 안무가 ‘빡세다’는 게 느껴지실 거다. 걸그룹이 소화하기 쉽지 않은 루틴과 동작이 안무에 포함돼 있다. 멤버를 선발할 때부터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게 퍼포먼스 능력이었다. 제 작업실에 굳이 안무 연습실을 따로 마련한 것도 트라이비 멤버들의 퍼포먼스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트라이비
-확실히 트라이비 음악은 무대와 함께 볼 때 감흥이 더 크게 다가오더라.

△EXID는 LE의 랩과 솔지의 고음이 장점인 팀이었다. 그래서 음악을 만들 때 그에 맞춰 힙합과 감성 보컬을 적절히 배합한 합동 무대 영상들을 참고하곤 했다. 반면 트라이비 음악을 만들 땐 주로 댄서들의 퍼포먼스 영상을 찾아본다. 즉, 춤추기 좋은 그루브의 음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안무 디렉터들과도 수시로 상의하면서 트라이비 음악을 만들고 있다. 멤버들이 처음엔 빡센 퍼포먼스와 음악에 낯설어했는데 이젠 스스로 공부하면서 수록곡 안무를 직접 짤 정도로 적극적으로 변했다.

-인터뷰 답변에서 트라이비에 대한 애정와 자신감이 엿보인다.

△트라이비가 밀리언셀러 곡을 만들어낼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팀이자 경쟁력 있는 바이브를 갖춘 팀이라고 확신한다. 뮤직비디오 조회수와 시청 지역 등을 열심히 살펴본다. 신곡 ‘키스’ 뮤직비디오의 경우 벌써 2400만건을 넘어섰고, 해외 시청자 비율도 많은 편이다. 아직 국내 대중의 뇌리에 각인될 만한 결과물을 내진 못했지만, 우리가 강조하고자 했던 부분들이 점차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트리거가 당겨졌음에도 1년도 못가서 다시 잊히는 팀들이 많았다. 트라이비가 트리거가 당겨졌을 때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팀이 될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고 트라이비를 위한 좋은 음악을 쌓아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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