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코비치는 1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가로스 필립 샤트리에 경기장서 열린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4시간이 넘는 혈투 끝에 나달을 세트스코어 3-1(3-6 6-3 7-6(4) 6-2)로 제압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통산 두 번째 프랑스오픈 우승을 차지할 기회를 잡았다. 지금까지 18번의 메이저 대회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조코비치는 프랑스오픈과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프랑스오픈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자랑하는 나달의 벽에 막혀 2016년 한 차례 우승을 이룬데 만족해야 했다.
만약 조코비치가 결승전에서도 이기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면 5년 만에 프랑스오픈 정상에 복귀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오는 13일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3·그리스. 세계랭킹 3위)와 결승전을 벌인다.
치치파스는 앞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24·독일. 세계랭킹 6위)를 세트스코어 3-2(6-3 6-3 4-6 4-6 6-3)로 노르고 생애 첫 메이저 데회 결승에 올랐다. 조코비치와 치치파스는 지금까지 통산 7번 대결해 5승 2패로 조코비치가 앞서 있다.
나달이 프랑스오픈에서 패배를 당한 것은 2016년 대회 3회전에서 기권패를 당한 것이 마지막이다. 코트에서 경기를 치러 패한 것은 2015년 대회 8강전 이후 처음이다. 당시 나달을 이긴 주인공이 바로 조코비치였다. 그 대회에서 조코비치는 결승까지 올랐지만 스탄 바브링카(36·스위스. 세계랭킹 24위)에게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조코비치는 1세트를 먼저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잇따라 자신의 서브 게임을 두 차례나 연속 브레이크 당했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0-5로 벌어졌다. 이후 정신을 차린 조코비치는 내리 3게임을 가져오면서 3-5까지 따라 붙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하지만 2세트부터 조코비치는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완전히 몸이 풀린 조코비치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특히 나달의 백핸드를 집중 공략한 것이 효과를 봤다. 나달은 백핸드로 오는 공에 어려움을 드러냈고 조코비치는 그런 약점을 더욱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2세트를 6-3으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세트 승리로 승기를 잡은 조코비치는 체력이 떨어진 나달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여 기어코 승리를 일궈냈다.
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나달과의 역대전적에서 30승 28패로 우위을 지켰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5월 인터내셔널 BNL 이탈리아 남자단식 결승에선 나달이 2-1로 이겼지만 이번에는 조코비치가 승리 미소를 지었다. 나달로선 범실에서 55-37로 조코비치보다 18개나 많았던 것이 패인이 됐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달과 함께 이 코트에 있다는 것은 특권이자 영광이다”면서 “이 코트에서 나달을 이기려면 최고의 테니스를 쳐야 하는데 오늘이 그 날이었다”고 기뻐했다.
이어 “지금 내 기분을 설명할 단어를 찾기 어렵다”면서 “오늘이 파리에서 친 테니스 가운데 가장 큰 경기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