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Y 염색체' 성별 논란 복서, 둘 다 金 "명확한 여자 선수"[파리올림픽]

  • 등록 2024-08-11 오전 8:16:36

    수정 2024-08-11 오전 10:15:15

대만의 린위팅이 파리올림픽 여자 57kg급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파리올림픽 여자복싱에서 성별 논란에 휩싸였던 두 명의 주인공, 이마네 칼리프(알제리)와 린위팅(대만)이 결국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위팅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7㎏급 결승전에서 율리아 세레메타(폴란드)에게 5-0(30-27 30-27 30-27 30-27 30-27)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앞서 칼리프는 전날 여자 66kg급에서 중국의 양류를 역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누르고 금메달 주인이 됐다.

칼리프가 여자 66㎏급 금메달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3번의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과 1번의 기권승을 거뒀다. 린위팅은 4경기 모두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올라오는 동안 큰 위기나 고비 없어 상대 여성 선수들을 압도했다.

칼리프와 린위팅은 이번 대회에서 성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국제복싱협회(IBA)는 두 선수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실격처분을 내린 사실을 공개했다.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가졌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락했다. IOC는 “올림픽에 나서는 선수의 성별 기준은 여권에 표기된 내용”이라며 “선수의 올림픽 출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까지 직접 나서 두 선수의 출전을 옹호했다. 바흐 위원장은 “두 선수는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자랐으며, 여권에도 여자로 나와 있다”며 “오랫동안 여자로 경쟁해 온 두 선수는 명확하게 여자 선수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여성들을 여성으로, 인간으로 존중해주길 바란다”라며 “모든 여성은 여성 대회에 참가할 인권이 있다”고 덧붙였다.

린위팅은 경기 후 “나를 지지해준 모든 분과 복싱 대표팀, 그리고 대만 국민들께 감사하다”며 “5-0으로 이기는 건 쉬워 보일지 몰라도 쉬운 경기는 없었다. 그 뒤에는 노력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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