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김세정 "OCN 최고 시청률, 아직도 믿기지 않아" [인터뷰]①

김세정(사진=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배우 김세정이 ‘경이로운 소문’이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에 대해 이같이 털어놨다. 최근 이데일리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한 김세정은 “노력과 행복이 맞닿은 순간이 많지 않은데 행복하게 노력한 만큼 결과까지 따라와 줘서 더 기분 좋게 임할 수 있었다”며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욕심이 있다면 한동안은 이 기록이 깨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24일 종영한 OCN 토일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치는 통쾌하고 땀내 나는 악귀타파 히어로물. 김세정은 카운터 계의 인간 라이더 도하나 역을 맡아 출연했다. 악귀 감지,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가진 도하나는 아픈 가족사를 가지고 있어 경계가 많은 성격. 김세정은 그런 도하나의 특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김세정은 “그건 그냥 하나의 성격인 거지, 어둡고 칙칙한 아이처럼 보이고 싶지 않았다”면서 “그 성격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은 어두울 수 있다. 하지만 성격이 되고 나면 어두움이 자연스럽게 종종 나오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자연스러움이 묻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도하나를 연기하며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어 도하나의 매력에 대해 “카운터들 앞에서만 무너지는 감정을 드러내며 아이가 되고 마는 하나. 사실 하나는 아직 어린 아이일 뿐이고, 겉으로만 센척하는 여린 아이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고 전했다.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데뷔해 구구단으로 활동을 펼친 김세정은 KBS2 ‘학교2017’, ‘너의 노래를 들려줘’로 연기에 도전했다.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그렇게 쌓아온 연기가 빛을 발했다는 평. 도하나의 액션부터 감정까지 훌륭히 표현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많은 호평을 받은 김세정은 “저만 알 거라 생각했던 도하나만의 포인트들을 시청자분들께서 같이 알아봐 주셨을 기뻤다”며 “김세정만의 도하나가 아닌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도하나의 흐름으로 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대표적인 장면을 꼽으며 “극 중 하나의 잠옷이 핑크색이다. 늘 차가워 보이고 무심해 보여도 잘 때만큼은 핑크색 잠옷을 입고 잔다. 하나만의 귀여운 모습을 시청자분들께서 같이 알아봐 주셔서 즐거웠다”며 “그리고 손 모으는 버릇이나 뒷짐 지는 버릇 등 제가 사소한 것들까지 캐치해 주셔서 ‘하나를 유심히 바라봐 주셨구나’하고 느꼈다”고 전했다.

또한 “국숫집에서 카운터들과 춤추는 신이 있었는데 ‘춤출 땐 도하나 아니고 김세정이네’ 하는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참 춤을 추고 있는데 스태프분들께서 ‘세정아 보여줘’라고 하시는 바람에 그 말에 공격당해버렸다. 방송을 보니 그 장면만큼은 그냥 김세정이더라”고 덧붙였다.

‘경이로운 소문’이 악귀를 때려잡는 카운터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액션에도 도전한 김세정은 “액션 장면이 있는 날은 가장 설레는 날”이라며 “물론 액션 장면을 찍는 날은 대기도 길고 체력도 지치긴 하지만 그날 얼마나 제가 성공해낼지는 그날의 연습과 차분함 그리고 습득력이 판가름을 내더라”면서 “그래서 일단 가서 몸을 충분히 풀고 합을 안무 외우듯 외운 뒤 선생님 없이도 몸을 계속 움직여 본다. 그런 뒤에 촬영에 들어가면 더 속(감정)을 누른다. 차분해질 수 있도록, 흥분하지 않도록.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새 끝이 나 있다”고 액션신을 소화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점점 할 수 있는 동작이 늘어갈 때마다 희열을 느꼈고, 그럴 때마다 ‘아 액션 재밌다. 계속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액션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OC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인 만큼 명대사와 명장면도 많다. 김세정이 생각하는 명장면은 무엇일까.

김세정은 “스스로 연기한 장면을 뽑기에는 좀 그렇지만 아무래도 제가 연기했던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면서 “‘언니가 미안해’라고 말하는 장면인데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저 장면을 찍기 전, 동생이 죽는 장면을 먼저 찍었다. 가족들이 죽고 동생을 붙잡고 우는 장면인데, 그 장면을 찍고 나서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 좋을 정도로 감정이 혼란스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그래서인지 동생을 보자마자 리허설부터 눈물이 고이더라. 원래 생각했던 연기 스케치가 있었는데, 오히려 자연스럽게 감정들이 울컥울컥 올라와서 스케치보다 더 나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우리 하영이(동생)가 잘해준 덕분이겠지만”이라고 전했다.

‘경이로운 소문’을 훌륭히 소화하며 또 한단계 성장한 김세정. 그는 “이번 드라마는 이상하게도 끝이 났는데도 크게 슬프지 않았다. 아마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거라는 확신 때문이 아닐까 싶다”면서 “꼭 시즌2가 아니더라도 카운터들 그리고 감독님과의 인연은 앞으로도 쭉 이어질 거다.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가사처럼 마지막이 아니란 걸 아는 듯한 안녕이었다”고 작품, 그리고 함께한 제작진과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