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도 미국이 '메이저 리그'

  • 등록 2010-07-29 오전 8:09:25

    수정 2010-07-29 오전 8:09:25

[조선일보 제공] 운명을 건 한판 승부의 날이 밝았다. U-20 여자월드컵 4강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29일 오후 10시 30분 홈팀 독일과 준결승전을 치른다. 독일을 격파하면 한국은 30일 새벽 1시 반 열릴 나이지리아-콜롬비아 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대표팀 최인철 감독은 "독일을 이기면 우승까지 60%는 다가선 셈이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낸다면 멋진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전은 월드컵 우승뿐 아니라 선수들에게 '빅리그행(行) 사다리'도 된다.

■최고 무대는 미국 WPS

영국(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스페인(프리메라리그)·이탈리아(세리에A) 등 유럽에 무게중심이 쏠린 남자 축구와 달리, 여자는 미국여자프로축구(WPS·Women's Professional Soccer)가 세계 최고의 무대이다.

미국은 2001년 세계 최초로 여자 프로리그(WUSA)를 출범시켰지만 부진한 관중 동원과 TV 시청률 때문에 3년 만에 리그가 폐쇄됐다. 그러나 미국 여자 대표팀이 세계 1위로 군림하면서 5년 준비를 거쳐 2009년 WPS가 출범했다.

WPS에는 4년 연속 FI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여자 펠레' 마르타(브라질)를 비롯해 여자 축구 스타들이 총집결해 있다. 7개 팀이 속한 WPS는 지난해 경기당 4600여명의 관중을 동원하며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2010시즌 정규리그는 4월부터 9월까지 팀당 24경기를 치른다. 미국은 WPS 외에도 W리그, WPSL(프리미어여자축구리그) 등 하부 리그에 70여 팀이 활동할 정도로 여자 축구 저변이 탄탄하다.

한국 대표팀 '에이스' 지소연도 미국 진출이 목표이다. 그는 독일 현지에서 "미국에 진출해서 한국에도 훌륭한 선수가 많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 월드컵이 끝나면 (미국 진출 여부를) 알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WPS엔 한국 선수가 없다.

■'연봉 대박' 보장은 없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프로는 아니지만 여자 축구의 빅리그로 통한다. 1990년 창설돼 1부 12개, 2부 24개 팀이 있다. 리그는 승강제(昇降制)로 치르는데 시즌이 끝나면 1부리그 하위 2팀은 2부 리그로 떨어진다.

2000년대엔 프랑크푸르트(6회)와 투르비네 포츠담(4회)이 팽팽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양강(兩强)'으로 군림하고 있다.

작년 4월 대교 소속의 박희영과 차연희가 분데스리가 1부 바드노이에나르에 입단하며 첫 해외 진출에 성공, 국내에서도 여자 분데스리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까지 FA 여자 프리미어리그를 운영하던 잉글랜드는 내년 3월 FA 수퍼리그라는 이름의 여자 프로리그를 출범시킨다. 아스널·첼시·리버풀 등 국내 축구팬에게도 익숙한 8개 팀이 속해 있다.

노르웨이·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도 여자 축구 리그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 실업팀 7개가 전부인 열악한 사정 때문에 선수들이 해외 리그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해외진출이 '연봉 대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국내 실업축구 연봉은 국가대표급 에이스가 4000만원, A급 신인은 2500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미국 WPS 소속 선수의 평균 연봉은 3만2000달러(약 3800만원)이었다. 영국 가디언지는 내년에 출범하는 수퍼리그에 대해 "최상급 선수들은 3만파운드(약 5500만원)까지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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