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삼성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 한판이었다. 노경은은 이날로 선발 전향 이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임태훈 이탈로 구멍이 생긴 선발진에 든든한 구원군이 생긴 셈이다. 니퍼트, 이용찬과 함께 보다 강력한 선발진 구축이 가능해졌다.
반면 삼성은 순위 싸움에서 또 하나의 짐을 지게 됐다. 두산 공략이라는 숙제 해결에 이번에도 실패했기 때문이다. 특히 17일 경기 패배는 매우 아프고 골치아픈 일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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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두산전 8패 중 무려 6패를 니퍼트와 이용찬에게 당했다. 각각 3승씩을 헌납하고 말았다. 이쯤되면 완전한 삼성 천적이라해도 무방하다. 페넌트레이스 순위 싸움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약점을 두산에, 그것도 특정 투수들에게 노출하고 만 셈이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는 팀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약점이 많이 노출됨을 의미한다. 실력은 물론 심리적인 부분까지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집중 타겟이 돼 시달릴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문제는 아직 두산과 대결이 많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중반 이후 레이스에선 순위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 두산을 상대로한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현재 6위로 내려앉아 있는 순위 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삼성은 두산과 잔여 경기가 7,8월에 집중돼 있다. 삼성은 그동안 여름 승부에서 늘 강세를 보여왔다. 올시즌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 또한 더욱 간절해졌다. 그러나 여름 승부의 고비처마다 두산을 만나게 된다. 지금 페이스라면 결코 반가운 승부가 아니다.
이용찬의 포크볼과 노경은의 슬라이더, 포크는 모두 종으로 떨어진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삼성 타자들이 이에 대한 약점이 드러난 것이라면 문제는 좀 더 심각해진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삼성은 앞으로 한달 넘게 두산과 경기를 치르지 않는다. 시즌 중이기는 하지만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은 주어진 셈이다. 과연 삼성이 이 기간동안 두산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철저한 원인 분석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