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 박보검 "연기력 논란? 제 부족함 탓"(인터뷰)

  • 등록 2019-01-29 오전 7:00:30

    수정 2019-01-29 오전 9:20:24

박보검(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제 연기력이 부족해 그런 말이 나왔다고 생각해요. 제가 더 공부해야죠. 원래 하품을 그렇게 하는데…입을 더 크게 벌릴 걸 그랬어요.”

시무룩한 표정이 솔직했다. 민감한 질문에 당황할 수도 있지만 “그런 말씀과 관심 모두 감사하다”고 답했다. 그때만큼은 곳곳에서 18명 취재진 얼굴에 ‘누나 미소’가 피어올랐다. 배우 박보검이었다.

박보검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모처에서 열린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남자친구’(극본 유영아·연출 박신우) 종영 인터뷰에서 드라마에 대한 소회와 후일담을 공개했다.

지난 24일 종영한 ‘남자친구’는 한 번도 자신이 선택한 삶을 살아보지 못한 여자 수현(송혜교 분)과 순수한 남자 진혁(박보검 분)의 로맨스를 담았다. 박보검은 맑고 자유로운 영혼에서 사랑에 빠진 남자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이하 일문일답이다.

―종영 소감을 말해달라.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함을 느꼈다. 끝까지 드라마를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고마움이 크다. 첫 멜로, 첫 현대극이었다. 떨리고 부담감도 컸다. 진혁이란 인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 최선을 다했다. 시청자에게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연기를 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런 점에선 늘 아쉬움이 있다.

―초반 청포도에 비유됐다. 그런 대사를 처음 접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싱그럽고 달콤한 과일 아닌가. 어떻게 연기해야 청포도처럼 보일까 고민했다. 쿠바에 가니까, 차 대표로 분한 송혜교 선배와 연기를 하다 보니 인물에 흠뻑 빠지게 됐다. 그 대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박보검(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장발의 헤어스타일도 화제를 모았다.

△제 헤어스타일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게 될지 몰랐다. 쑥스러웠다. 처음 길러보는 머리라 어떻게 화면에 잘 담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어렵긴 어렵더라. 관리도 어렵더라. 여성 분들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진혁이란 인물에 어울릴 거라 생각해 초반에 자르지 않았다.

―극중에선 돈키호테처럼 저돌적으로 사랑을 표현했다. 실제 박보검과 얼마나 닮아있나.

△종이 한끗 차이다. 멋있기도 한데, 저는 보다 조심스럽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감정을 아끼지 않는 점은 비슷하다. 저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차이점이라면 저는 그 다음 단계도 고민해 본다. ‘혹시 부담스러우면 어쩌지’란 생각을 하면서 주저할 때가 있다.

―2회 방송분이 10% 시청률을 넘었지만 이후 7~8% 답보 상태였다. 아쉬움은 없었나.

△제작발표회 때 말씀드렸듯 숫자에 연연하지 않고,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했다. 그런 기록도 감사하다.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드라마가 재미난 게 정말 많지 않나. 그만큼 꾸준히 시청해준 분들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송혜교와 호흡은 어땠나.

△함께 해서 신기했고, 잘 챙겨주셨다. 수현이란 인물을 생생하게 그려줘서 덕분에 저도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다. 나이차도 느끼지 못했다. 대화도 잘 통했고,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 비슷해 순탄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송중기의 피드백은 없었나.

△특별히 없었다. (송중기)선배님도 드라마를 촬영하고 있다.

―이번에 처음 함께 한 박신우 PD와 호흡은 어땠나.

△연출은 물론 소품도 섬세하게 챙기는 분이다. 우리만 알고 있는 포인트가 있다. 쿠바신 중에 수현의 상상 속 춤추는 장면이 있다. 한 남녀가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담은 춤을 추는데, 잘 보면 의상 색깔이 수현·진혁과 똑같다. 역광이라 화면에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그걸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촬영할 때 소소한 부분까지 섬세하게 준비하는 분이다. 저도 그런 성향이 있기 때문인지, 잘 맞았던 것 같다.

―KBS2 ‘구르미 그린 달빛’(2016) 이후 공백기가 2년이나 있었다.

△‘구르미’ 이후 1년 동안 학업에 전념했다. 덕분에 무사히 졸업했다. 나머지 1년도 쉼 없이 달렸다. 민박집(JTBC 예능 ‘효리네 민박’) 알바도 하고, 성화봉송도 했다.

―2011년 영화 ‘블라인드’로 데뷔했다. 벌써 9년차인데, 박보검이란 이름의 무게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응원과 사랑에 감사하다.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받은 만큼 베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 아닌가. 소중함이 크다. 지난 2018년이 너무 빨리 지나갔다. 시간의 소중함을 크게 깨달았다. ‘남자친구’의 영향도 있다. 진혁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아는 친구다. 제가 놓친 것, 익숙해서 잊고 산 것…. 진혁이로 하여금 다시금 소중함을 깨달았다. 누군가를 축복하고 사랑하는 시간도 모자란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워하지 말고, 시기하지 말고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 시간이 빨리 지나갔나.

△(잠시 주저하며)돌이켜 보니 제가 스물일곱 살이다. 시간을 크게 체감했다. 군대도 늦지 않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박보검(사진=블러썸엔터테인먼트)
―그렇다면 스물일곱 살 박보검이 가진 요즘 고민은 무엇인가.

△30대가 멀지 않았다고 느낀다. 앞날을 계획하면서 살면 좀 더 풍성해지고 풍요로워 질 수 있다는 걸 일찍 깨달은 것 같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들, 혹은 배우자, 내가 꿈꾸는 걸 조금씩 생각해놓고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하지 않나. 전 그때부터 친구들 보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소중했던 것 같다. 고민과 걱정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데 감사하고 있다. 나아가 제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큰 행복이라 생각한다.

―박보검은 운전 할 때 욕도 안 할 것 같다.

△그건 그렇다. (웃음) 제가 부족할 때 제 자신에게 화를 내는 편이다. 답답하면 자거나 음악을 듣는다.

―KBS2 ‘뮤직뱅크’나 Mnet ‘MAMA’ 진행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것도 받은 사랑을 되돌려 주는 방법의 일환인가.

△받은 만큼 돌려드리고 싶다. 또 MC라는 자리를 제안 받은 것만으로도 크다고 생각한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지 기한이 없지 않나. 가수 분들의 무대를 보면서 힘도 얻는다. 3분이란 시간 안에 모든 열정을 쏟아내야 한다. 그런 분들의 에너지를 보면서 저 역시 한 장면 한 장면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겠다고 다짐한다.

―블락비 피오와 형제로 호흡을 맞췄다.

△동갑내기 친구였다. 잘 맞았다. 사랑둥이다. 왜 ‘피블리’인지 알겠더라. 그 친구가 현장에 있으면 에너지가 넘쳤다. 극중 동생인 진명(피오 분)에게 ‘못생긴 얼굴’이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다. 현장에서 ‘귀여운 얼굴’로 바꿨다. 진혁이 입장에선 너무 귀여운 동생 아닌가. 아끼는 동생에게 말을 함부로 할 것 같지 않았다. 세상에 다양한 형제들이 있지만 두 사람은 그럴 것 같지 않았다.

―올해 계획은?

△아시아 팬미팅 중이다. 4월까지 팬미팅에 집중하려고 한다. 올해는 작품으로 다양한 얼굴을 남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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