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전 2골 폭발' 셰브첸코, 킬러 본능 여전했다

  • 등록 2012-06-12 오전 6:27:49

    수정 2012-06-12 오전 6:27:49

▲ 스웨덴과의 유로2012 첫 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골세리머니를 펼치는 안드리 셰브첸코.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나이 먹고 몸이 아파도 맹수는 맹수였다. 전성기가 지나 은퇴를 바라보고 있지만 안드리 셰브첸코(35.우크라이나)는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셰브첸코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에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의 유로2012 D조 1차전에서 혼자 2골을 터뜨리며 우크라이나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전반전부터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서 고전한 우크라이나는 후반 7분 만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선제골을 내줘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는 셰브첸코가 있었다. 셰브첸코는 후반 10분 역습 기회에서 안드리 야르몰렌코의 크로스를 그림같은 다이빙 헤딩슛으로 연결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수비수를 따돌리는 골잡이 특유의 움직임과 골을 넣기 위해 몸을 던지는 투혼이 돋보였다.

이어 불과 6분 뒤에는 예브헨 코노플리안카의 크로스패스를 반대쪽으로 쇄도하면서 머리에 맞혀 골망을 갈랐다. 유럽선수권대회에 첫 출전한 우크라이나에 첫 승을 선물하는 값진 결승골이었다.

셰브첸코가 이번 유로2012에서 첫 경기에서부터 불꽃을 태울 것으로 예상한 이는 사실 많지 않았다. 과거 AC밀란 시절 최고의 공격수로 영광도 누렸고 첼시에서는 최고의 먹튀로 불리는 시련도 겪었다. 그런 영욕을 모두 거쳐 이제 자신이 프로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디나모 키에프에서 선수로서 말년을 보내고 있다.

35살이 된 지금 그의 운동능력이나 기량이 전성기에 비해 떨어진 것은 당연하다. 설상가상으로 유로 2012를 앞두고는 고질적인 등부상에 시달려 경기 출전이 어렵다는 전망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셰브첸코는 그런 우려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스웨덴과의 첫 경기에 당당히 선발 출전했다. 올레 브로힌 감독은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고 셰브첸코는 2골을 책임지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물론 폭발적인 돌파는 없었다. 상대 수비와의 몸싸움에도 번번히 밀려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골잡이 본능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보통 선수들은 흉내낼 수 없는 특급 골잡이만의 감각이었다. 동시에 자국 국민들에게 승리를 안기겠다는 책임감이기도 했다.

셰브첸코는 알란 자고예프(러시아), 마리오 만주키치(크로아티아)와 함께 2골로 득점 공동 선두에 올랐다. 셰브첸코가 우크라이나 대표팀에서 한 경기 2골을 넣은 것은 2004년 11월 터키와의 경기가 마지막이었다. 또한 자신의 통산 109번째 A매치에서 2골을 추가하면서 A매치 득점을 50골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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