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魔의 14번홀 넘는 자, 우승하리라!"

  • 등록 2012-06-02 오전 9:40:07

    수정 2012-06-02 오전 9:41:37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프로 골퍼가 양파를 했다고?"

보기가 속출한다. 더블 보기를 기록해도 웃으면서 넘어간다. 한국프로골프투어 제7회 메리츠 솔모로오픈이 열리고 있는 경기도 여주 솔모로 컨트리클럽(파71) 14번홀(파4, 473야드) 이야기다.

지난달 31일 열린 대회 첫날 출전 선수들의 14번홀 스코어카드에 온통 파란불이 켜졌다. 리더보드에서 파란불은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했을 때 기록된다. 이날 버디를 잡아낸 선수는 단 3명. 무려 100명이 넘는 선수들이 타수를 까먹었다.

대회 둘째 날인 1일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날도 버디는 단 3개 기록됐다. 소위 양파라 불리는 더블파도 3개나 나왔고, 한번에 5타를 잃는 일도 있었다. 2라운드 결과 공동 선두에 오른 최준우(33)는 이 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해 단독 선두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이 홀은 개장 당시에는 짧은 파4홀이었다. 지금의 전장은 2004년에 통행로로 이용하던 논을 사들이면서 만들어졌다. 일단 티잉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 공략지점(IP)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위압감이 시작된다. 또한 그린 앞에 우뚝 서 있는 낙락장송 때문에 그린 공략이 여의치 않다.

지난해 대회에서 이 홀의 평균 타수는 4.77타. 4라운드 동안 버디는 단 4개 기록됐다. 올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이곳에서의 파는 버디나 다름없고, 보기를 범해도 선수들은 크게 실망하는 눈치가 아니다.

2라운드 결과 공동 선두에 오른 강경남은 "티샷을 페어웨이 왼쪽으로 잘 보내면 된다"고 홀 공략법을 소개했다. 이 홀에서 이틀 연속 파를 기록한 강경남은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박철세 솔모로CC 부장은 "처음에는 코스에 대한 불평이 많았으나 현재는 마니아층이 생길 정도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매입한 논에서 코스관리 직원들이 벼농사를 경작해 매년 쌀 100포대를 지역 불우이웃돕기에 기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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