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는 '이종범 이후'를 감당할 수 있을까

  • 등록 2012-04-01 오전 10:22:41

    수정 2012-04-01 오전 11:48:16

▲ KIA 선수들이 2009 한국시리즈 우승 뒤 이종범을 헹가레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 '바람의 아들' 이종범(42)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스스로 물러서게 된 것은 아니다. 선동렬 KIA 감독은 그의 은퇴 결정에 앞서 "개막 엔트리 제외는 물론, 이후에도 1군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고 통보했다.

당장 팀을 떠나겠다는 결정에는 충격을 받았겠지만 '이종범이 그라운드에 서지 못한다'는 결과는 달라질 것이 없다.

이제 문제는 그 이후다. 과연 KIA가 이종범 없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 이종범이 빠진 자리를 당당히 메워낼 만한 팀의 체력을 갖췄는지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이다.

이종범은 그동안 매우 다양한 카드로 활용됐다. 타격 성적은 전성기에 미치지 못했지만 아직 그를 뛰어넘을만한 외야수 자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 KIA의 고민이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용규를 빼면 풀 타임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 본 외야수가 없다.

김원섭은 만성 간염으로 언제든 공백을 감수해야 한다. 김상현은 전업 외야수로 시즌을 치른 경험이 적고 나지완은 수비력에서 아직 아쉬움이 있다. KIA가 공 들이고 있는 신종길은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KIA는 이종범을 대타나 대수비로 활용하긴 여러 이유에서 힘들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진다면 이종범의 빈자리는 크게 아쉽지 않을 수 있다. 김상현은 수비 부담을 덜고 신종길이 드디어 만개한다던지 한다면 말이다. 하지만 야구의 시즌은 늘 계획대로만 돌아가지 않는다.   여기에 팬심은 여전히 이종범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이종범 공백이 진하게 느껴질 경우 안.팎으로 여진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정신적 부분도 절대 무시할 수 없다. KIA는 2009시즌 우승팀이다. 하지만 아직 전통의 튼실한 강호로 자리잡지는 못했다. 이종범 이후 리더를 맡을만큼 충분한 경험을 쌓은 선수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여전한 현실이다.

이종범은 팀 내 절대적인 존재였다. 팀 내에서 그보다 많이 이겨본 선수는 없었다. 또 그는 바닥 끝까지 떨어져 본 경험도 갖고 있다. '이종범 급' 실력을 갖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그 수준의 경험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다.     늘 주전들의 줄 부상이나 슬럼프 때 묵묵히 자리를 메워준 것이 이종범이었다. 그의 은퇴가 가져 올 리더십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중요한 숙제가 됐다.

선동렬 감독을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는 '소통'을 새 화두로 삼았다. 앞으로는 그런 노력이 더욱 절실해졌다.   <핫이슈 ☞ 바람의 아들 `이종범 은퇴` 기사 보기>   ▶ 관련기사 ◀ ☞이종범은 아직도 달걀을 먹지 않는다 ☞'전격 은퇴' 이종범 "마무리 잘 하고 싶었는데..." ☞이종범, 타이거즈와 두번째 이별 그리고... ☞[단독]'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격 은퇴...타이거즈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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