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데뷔' 외인부대 "록의 침체, 아이돌 아닌 밴드 탓 해야"

신보 발매 활동 재개…록 전성기 'AGAIN' 시동
  • 등록 2015-05-16 오전 7:40:00

    수정 2015-05-16 오전 7:40:00

외인부대 박문수(왼쪽)와 유태준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필요한 것은 대중이 들을 만한 음악을 만들어 내는 거죠. 남 탓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밴드 외인부대는 아이돌 가수가 주류가 된 가요계 판도의 원인을 가수들에게서 찾았다. 어떤 장르든 대중음악을 하는 가수라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만한 활동을 해야 하는데 아이돌을 제외하면 대부분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대중이 듣든 말든’이라고 생각하면서 곡을 만들어놓고 대중이 안듣는다고 대중을 탓하잖아요. 들을 만한 음악이 아니어서 안듣는 거라는 생각을 하는 게 맞습니다.”

외인부대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이돌 때문에’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아이돌 가수들은 대중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많이 만들어낸 것”이라며 “오히려 아이돌 가수들 때문에 음악 시장이 많이 커졌고 한국 대중음악이 해외에도 많이 알려졌다”고 평가했다.

외인부대는 1988년 데뷔한 록밴드다. 멤버 박문수는 52세, 유태준은 55세이다. 지난 1일 ‘다시 돌아와줘’를 타이틀곡으로 한 새 미니앨범 ‘어게인(AGAIN)’을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했다. 2013년 디지털 싱글 이후 2년 만이다.

복고가 대중문화의 한 트렌드로 정착한 시대다. 외인부대는 그러나 ‘과거의 답습’을 내세우지 않았다. ‘대중성’이라는 코드를 접목시키면서 변화를 추구했다. 보컬 박문수는 “록밴드가 외면을 받는 이유가 뭘지 많이 고민을 해봤다”며 “소리 구성을 비롯해 음악이 너무 어려웠다”고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이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남들이 안하는 것, 듣기 어려운 것을 곡에 넣으려고 하는 욕심이 많은데 이번에는 차분하게 좀 더 이해하기 쉬운 음악을 추구했다.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다시 돌아와줘’는 록장르인 것은 변함없지만 부드러운 노래다. 외인부대는 “요즘은 록이라고 하면 모던록과 소프트록을 선호한다. 과거와 현재의 록을 혼합하면 신세대들에게는 신선함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전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외인부대 식의 친절한 록인 셈이다. 외인부대는 “20대 조카들에게 노래를 들려줬더니 좋다는 평가를 했다. 주위의 평가도 긍정적이다”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요즘 음악시장은 아이돌뿐 아니라 발라드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도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록밴드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다. 다만 음악시장에서 먹이사슬의 맨 아래에 위치해 있다는 점은 록밴드에게 여전히 숙제다.

“그래도 국내에서 라이브 음악을 듣는 문화가 정착하고 공연문화가 활성화하는 것은 밴드에게 비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외인부대의 활동재개를 기점으로 록음악이 다시 부흥했으면 하고요. 초대 보컬이 임재범이었는데 객원싱어 제도도 마련해서 활발하게 후진양성도 하고 싶습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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