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달, 윔블던 정상 2년 만에 탈환

ㆍ페더러 꺾은 베르디흐 완파 “월드컵 스페인 우승 보고파”
  • 등록 2010-07-06 오전 7:58:26

    수정 2010-07-06 오전 7:58:26

[경향닷컴 제공] 1년 전 윔블던에 라파엘 나달(1위·스페인)은 없었다. 2008년 우승했지만 2009년 대회는 무릎 부상 탓에 TV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윔블던에서 디펜딩 챔피언이 부상 때문에 불참한 것은 1877년 이후 5번째였다. 이후 8개월간 타이틀을 추가하지 못했고, 랭킹은 1위에서 2위로 떨어졌다. 올시즌 코트로 돌아온 나달이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정상을 2년 만에 탈환했다.

나달은 5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남자단식 결승에서 토마스 베르디흐(13위·체코)를 3-0(6-3 7-5 6-4)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00만파운드(약 18억6000만원). 메이저대회 8번째 타이틀로 이제 US오픈 우승만 추가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올시즌 나달은 5개의 타이틀을 추가하며 47승5패를 기록 중이다. 승률과 다승 모두 선두. 지난달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1위 자리를 되찾은 데 이어 윔블던까지 제패하는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윔블던에서는 2008년 이후 14연승 행진을 벌이고 있다.

나달은 “지난해는 부상 때문에 힘들었지만 재기를 준비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열렬한 축구광인 나달은 남아공으로 날아가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을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US오픈 하드코트에 대비해 무릎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여건이 허락된다면 남아공에 직접 달려가 친구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8강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꺾은 이변의 주인공 베르디흐는 나달의 결승전 상대로 역부족이었다. 베르디흐는 나달보다 11㎝ 더 큰 1m96 장신에서 내리꽂는 최고시속 217㎞의 강서브를 앞세워 에이스 13개(나달 5개)를 뽑아냈지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완패했다. 대포알 포핸드가 장기인 나달은 결정적인 순간 상대 서비스게임을 4차례 잡아낸 반면 베르디흐는 4차례 서비스게임 브레이크 기회를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

이제 24살인 나달은 당분간 남자테니스 독주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라이벌 페더러(29)가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8강에서 잇따라 탈락하는 등 최근 노쇠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페더러는 특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 10년간 세계테니스를 지배했지만, 힘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인 나달은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부상을 완전히 떨쳐내야만 롱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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