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호주 브리즈번에서 80일간 전지훈련을 한 박태환이 지난주 귀국했다. 22일엔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MBC배 수영대회 개인 혼영 200m에 나서고, 23일엔 자유형 200m도 출전한다.
그는 다음 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열릴 팬 퍼시픽대회에서 주 종목인 자유형 200·400·1500m를 모두 뛸 예정이다. 박태환은 호주 대표팀 코치 출신인 마이클 볼(Bohl) 코치의 프로그램에 따라 물살을 갈랐다.
전지훈련 기간 내내 제자를 지켜본 수영 대표팀 노민상 감독은 "박태환이 중점적으로 훈련한 자유형 1500m는 본인 최고 기록보다 10초는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마린보이'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①마음부터 다스렸다
박태환은 작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충격에 빠졌다. 한때 "국민이 등을 돌릴까 봐 무서워서 인터넷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호주 전훈을 하면서 수영하는 즐거움을 되살렸다. 노 감독은 "박태환은 하루에 1만4000m 정도를 헤엄쳤다. 운동의 양보다 질이 좋았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박태환이 헤엄 자체를 덤벙대지 않고 편하게 한다. 물을 잘 타고 폼도 깨끗하다"고 말했다. 노 감독은 지금의 박태환이 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땄을 때처럼 안정적인 영법(泳法)을 구사한다고 밝혔다. 볼 코치도 박태환의 영법을 많이 칭찬했다고 한다.
③스타트·턴도 보완했다
④돌핀킥도 늘어난다
돌핀킥은 돌고래가 꼬리지느러미를 아래위로 움직이며 나가듯 다리를 붙여 발을 차는 동작이다. 노 감독은 "호주에선 단거리 선수의 경우 스타트 후 돌핀킥 여섯 번, 턴을 한 다음엔 돌핀킥 네 번을 목표로 삼으라고 가르치더라"고 말했다. 베이징 올림픽 8관왕인 마이클 펠프스(미국)는 출발, 턴 이후 여덟 번쯤의 돌핀킥으로 경쟁자들을 따돌린다. 박태환은 출발 후 세 번, 턴 이후 한 번 정도 돌핀킥을 했다가 횟수를 늘려가는 단계이다.
⑤개정된 수영복 규정도 유리하다
올해부터 남자선수의 수영복은 허리부터 무릎 위까지만 덮을 수 있다. 반신 수영복을 입었던 박태환은 전신 수영복으로 기록을 줄였던 외국 선수들보다 손해가 적을 전망이다. 노 감독은 "올해 외국 선수들의 기록이 전반적으로 2007년 수준으로 후퇴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1500m는 기록을 10초 이상 줄이고, 자유형 200m와 400m는 베이징 올림픽 때의 기록을 회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