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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 국정현안조정점검회의 안건으로 ‘골프장 이용 합리화 및 골프산업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2026년까지 골프 인구 600만명, 시장규모 22조원 달성을 목표로, ‘실질적 골프 대중화’와 ‘지속 가능한 산업 혁신’을 양대 정책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골프장 이용가격 안정화 제도 개선, 대중친화적 골프장 확충, 디지털·친환경 산업 고도화, 골프산업 저변 확대를 중심으로 9개 과제를 추진한다.
가장 먼저 고객의 불만이 많았던 골프장 그린피 인상에 제동을 걸기 위해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체육시설법)을 개정해 기존의 회원제와 대중제 골프장을 회원제와 비회원제 그리고 대중형 골프장으로 개편한다.
회원제는 현행대로 유지하고 대중제 골프장을 비회원제와 대중형 골프장으로 구분한다는 게 가장 큰 골자다. 무분별하게 그린피를 인상해 폭리를 취하고 이용객의 경제 부담을 가중시킨 골프장의 요금을 통제해 골프대중화를 이끌겠다는 취지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조사에서 2020년과 2021년 사이 국내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평균 19% 올랐다. 실제로 충북에 있는 A골프장은 18만원이던 그린피를 이 기간에 30만원까지 올려 받았다. 코로나19로 즐길거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골퍼들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인상된 요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우선 고가·고급화를 고수하는 기존 대중제 골프장은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분류해 현행 세제 적정성을 재검토한다. 대중형으로 지정된 골프장에 대해서는 세제 합리화, 체육기금 융자 우대 등의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서비스 선택권을 갖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골프장 이용 표준약관’에 경기보조원·카트·식당 이용 강요 금지 규정도 신설하고, 취소 위약금을 합리화한다. 고객이 캐디·카트 이용 여부를 선택하도록 하는 골프장에는 체육기금 융자 우대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캐가 없이 경기하더라도 시간 지연이나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경기보조 응용프로그램(앱), 개인용 인공지능(AI) 카트 등 기술적 조치를 지원하고 6홀·12홀 등 소규모 골프장의 확대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안정적인 캐디 수급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서는 민간 협회를 중심으로 체계적인 캐디 양성 및 평가 체계를 구축하고, 교육훈련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더불어 캐디의 단계적인 4대 보험 가입과 캐디 요금 카드 결제를 추진해 해당 직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이용자의 불만을 해소하기로 했다.
정부의 개편안이 나오면서 골프장업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경기도 소재 B골프장 측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부 골프장이 무분별하게 그린피를 올리면서 업계에서도 지나치다는 평가가 많았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업계가 골프 대중화를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C골프장 관계자는 정부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대책 발표로 골프장업계가 어떤 식으로 변화가 이뤄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다만, 세금을 덜 내기 위해 그린피를 내리는 골프장도 있겠으나 오히려 늘어나는 세금만큼 그린피를 더 올리는 골프장도 있을 수 있다. 정부 정책이 어떤 쪽으로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