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지의 우승 비결]'풋워크' 스윙으로 길어진 코스 공략

KG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
6722야드 긴 코스 '풋워크' 스윙 거리 늘린 게 도움
어프로치에선 불필요한 손목 사용 억제 실수 줄여
먼 거리에선 다음 퍼트로 끝내는 '2퍼트' 전략
  • 등록 2021-09-07 오전 12:01:11

    수정 2021-09-07 오전 12:01:11

김수지가 5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CC에서 열린 KLPGA 투어 KG · 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최종 3라운드 1번홀에서 힘이 실린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 김수지는 드라이브샷을 할 때 왼발에 힘을 실어두고 있다가 다운스윙 때 지면을 차듯이 내딛는 이른바 ‘풋워크’ 스윙으로 공을 더 멀리 보낸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조원범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왼발에 힘을 실었다가 임팩트 순간 발을 내딛듯이 스윙해보세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0회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7억원)에서 114전 115기 끝에 첫 우승의 감격을 맛본 김수지(25)의 우승 비결 중 하나는 이른바 ‘풋워크’ 스윙이었다. 거리 증가에 도움을 주는 스윙방법이다.

지난 3일부터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는 코스가 6722야드로 길다보니 드라이브샷 거리가 짧은 선수들에겐 적잖은 부담을 줬다. 2019년 대회 때보다 코스 전장은 50야드 길어졌지만, 최근 잦은 비로 페어웨이가 부드러워지면서 공이 덜 구른 탓에 실제 경기에 나선 선수들이 체감하는 코스의 길이는 실제보다 더 길게 느껴졌다.

김수지는 “2년 전보다 코스의 전장이 길어지면서 난도가 훨씬 높아졌다”며 “효과적인 공략을 위해 어떻게 경기를 운영할지 전략을 많이 생각했다”고 말했다.

길어진 코스 공략에 효과를 발휘한 게 올해부터 시작한 ‘풋워크’ 스윙이다. 스윙의 핵심은 왼발에 있다. 어드레스 때 왼발에 힘을 실어두고 그 상태를 유지하며 몸을 회전해 백스윙을 만든다. 왼발이 지렛대 역할을 해 몸의 회전을 조금 더 원활하게 돕는다. 그런 다음 다운스윙 때 힙턴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왼발로 지면을 차듯이 힘을 준다. 그러면 임팩트 때 확실하게 힘을 실어 더 강하고 빠른 스윙을 할 수 있어 거리 증가 효과가 있다는 게 김수지의 설명이다.

김수지는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평균거리가 226야드로 87위였는데 올해는 244야드로 늘었다. 풋워크 스윙 덕에 약 18야드 증가했다. 이번 대회에선 평균 252야드를 기록, 50야드 길어진 코스에서도 어렵지 않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수지는 “거리를 멀리 보내려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기술”이라며 ‘풋워크’ 스윙을 추천했다.

증가한 드라이브샷 거리 덕분에 이번 대회에선 85.19%에 이르는 그린적중률로 18개의 버디를 사냥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96.30%의 파 세이브율이었다. 사흘 동안 보기는 단 3개만 적어냈다.

비결은 그린 주변에서 실수를 줄인 어프로치 샷이다. 사흘 동안 54번의 시도에서 그린을 놓친 건 8번이었다. 한 번을 제외하고 모두 파로 막았다. 큰 실수가 나오지 않았던 덕에 사흘 내내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며 우승으로 연결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수지는 “그린 주변 어프로치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실수하지 않는 것”이라며 “어프로치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첫 번째는 불필요한 손목의 사용이다. 팔과 몸이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일체감 있게 하고 어깨로 스윙하는 게 중요하다”고 포인트를 짚어 줬다.

이번 대회는 사흘 내내 평균 3.3m의 빠른 그린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KLPGA 투어 대회 평균적인 그린스피드지만, 홀 주변에서 미세하게 변하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경사는 종종 선수들의 애를 먹였다. 이를 간파한 김수지는 먼 거리에선 안전한 ‘2퍼트’ 전략을 세웠다. 무리하게 홀을 공략하기보다 첫 번째 퍼트로 공을 홀 주변으로 보낸 뒤 두 번째 퍼트로 마무리하는 전략이다.

사흘 동안 기록한 3개의 보기 중 2개는 3퍼트에서 비롯됐다. 경기 마지막 날 1번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홀 약 10m에 붙인 김수지는 약 1.5m 거리의 파 퍼트를 넣지 못하면서 3퍼트 보기를 했다. 이 실수는 약이 됐다. 이후 버디만 5개 골라낸 김수지는 ‘와이어 투 와이어’ 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수지는 “이번 대회 내내 그린에서는 거리감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두 번째 퍼트를 하기 쉽도록 첫 번째 퍼트는 공을 최대한 홀에 가깝게 붙이려고 노력했다. 홀 주변으로 미세한 경사가 많아서 자칫 짧은 거리에서 실수할 수 있어 이 같은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3퍼트를 많이 하는 건 첫 번째 퍼트로 공을 홀에 가깝게 붙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골프에선 250야드를 보내는 것보다 1m 퍼트를 홀에 넣는 게 더 중요할 때가 있다.

김수지가 퍼트를 하기 전에 신중하게 그린의 경사를 살피고 있다. (이데일리 골프in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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