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 ‘작은 영화, 큰 울림.’ 순제작비 1억2000만원의 독립영화 ‘야구소녀’가 개봉 1주일 만에 2만 관객을 넘긴 데 이어 3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코로나19로 극장에 관객이 사라져 버린 상황에서 거둔 작지만 의미 있는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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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야구소녀’(감독 최윤태)는 29일까지 누적관객 2만9079명을 기록했다. 개봉 첫 날인 지난 18일 4173명으로 출발한 ‘야구소녀’는 개봉 3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개봉 7일 만인 24일 2만 관객, 그리고 개봉 12일 만인 29일 3만 관객 돌파를 앞뒀다.
‘야구소녀’를 본 관객의 만족지수는 높다. 최근 개봉한 영화들 중에서도 선두에 있다. 29일 오후 기준으로 포털 ‘네이버영화’의 평점에서 관람객 평점이 9.46점을, CGV홈페이지 실관람평지수에서 96%를 기록했다. 윤성은 평론가는 “여성 스포츠 선수의 프로 데뷔를 다룬 여성 성장 영화라는 소재 면에서 3만명을 동원한 것은 의미가 크다”며 “여성 영화임에도 관람객의 성비가 4:6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점도 눈여겨볼 요소다”라고 짚었다.
‘야구소녀’는 ‘천재’지만 ‘여자’여서 프로 입단이 쉽지 않은 고교생 선수가 현실의 벽을 넘어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고교 야구부의 유일한 여성인 주수인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젠더 이슈를 짚지만, 큰 틀은 편견에 맞서서 꿈을 향해 정진하는 성장담이다. 영화는 꿈꾸는 모든 청춘들을 위한 이야기로 폭넓은 공감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주인공을 응원하는 동안 자신도 응원과 위로를 받았다고 얘기한다. “사람들이 내 미래를 어떻게 알아요? 나도 모르는데” “전 해보지도 않고 포기 안 해요” “제 꿈은 무모한 게 아니라 확실한 거예요” 등 수인의 대사는 영화에 대한 호평에 힘입어 곱씹어지고 있다.
‘야구소녀’는 개봉 전 영화제를 통해 일찌감치 영화 팬의 마음을 훔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난해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화제를 모았고, 주연을 연기한 이주영은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독립스타상을 수상했다.
‘야구소녀’는 실제 모델이 있다는 점도 관심을 모은다. 감독은 국내 여자 야구선수 1호 안향미, 최연소 여자 야구 국가대표 김라경 등을 모델로 영화감독을 꿈꿔온 자신의 사연도 녹여 주수인을 완성했다.
독립영화지만 이주영뿐 아니라 드라마 ‘비밀의 숲’ ‘60일, 지정생존자’로 얼굴을 알린 이준혁, 영화 ‘증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친근한 염혜란,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송영규, ‘구르미 그린 달빛’의 곽동연 등 화려한 출연진도 매력을 끄는 요소다. 이준혁과 염혜란은 코치와 엄마로 분해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게끔 하는 캐릭터로, 송영규과 곽동연은 딸과 친구의 꿈을 끝가지 응원하는 캐릭터로 공감과 재미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