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이주빈, 걸그룹에서 진짜 배우로(인터뷰)

  • 등록 2018-08-18 오전 7:01:00

    수정 2018-08-18 오전 10:42:22

사진=에스더블유엠피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미스터 션샤인’ 합격했단 소식을 듣고 너무 기쁜 나머지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얼떨떨하고 또 행복했어요.”

활짝 웃는 얼굴이 빛났다. 곱씹어 생각해도 기분 좋은 일인 듯 했다. 케이블채널 tvN 토일 미니시리즈 ‘미스터 션샤인’(극본 김은숙, 연출 이응복) 속 계향 역의 이주빈이었다.

계향은 친일파 외부대신 이세훈(최진호 분)의 소실로, 양장을 사달라고 철없이 조르는 모습부터 쿠도 히나(김민정 분)와 은밀한 거래까지, 전반부를 풍성하게 만든 인물 중 하나다. 지난 11회까지 곳곳에 등장해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쿠도 히나가 운영하는 글로리호텔이 그의 주무대였다. 그는 “주변에서 ‘반전이 있는 의병 아니냐’고 물어봤다”며 “실제 성격과 다른 계향이로 살아 재미있었다”고 떠올렸다.

“‘미스터 션샤인’처럼 큰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도, 이름 있는 배역을 맡은 것도 처음이에요. 그래서 ‘첫 드라마’예요. 처음엔 정신없이 헤맸는데, 선배님들 덕분에 적응할 수 있었어요.”

촬영장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촬영하지 않을 때도 희성이었던” 변요한(김희성 역)과 “평소엔 차분하고 여성스럽지만 ‘슛’과 함께 새침데기로 변하는” 박아인(애순 역)을 보며 연기란 무엇인지 한걸음 더 다가갔다. 그는 “대사 한 줄 한 줄을 풍성하게 표현하는 선배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며 “가끔 시청자 입장이 됐다”고 웃었다.

평소 팬이었던 김민정과 대면신은 가장 긴장됐던 순간이었다. 평소 MBC ‘아일랜드’(2004), ‘뉴하트’(2007) 등 김민정의 출연작 대사를 외워 오디션을 볼 정도였다. 그는 “잘 떨지 않는 편인데, 팬심 때문에 심하게 떨었다. 워낙 아름답기도 했다”고 말했다.

사진=‘미스터 션샤인’ 방송화면 캡처
한때 이름 석 자가 온라인을 달궜다. 그룹 블락비의 뮤직비디오 ‘예스터데이’ 여주인공으로 발탁, 그의 미모가 주목 받으면서다. 증명사진도 화제가 됐다. 당시 과거 DSP연습생으로, 정식 데뷔 전 탈퇴한 걸그룹 레인보우 원년멤버란 이력에도 관심이 쏠렸다. 이주빈은 그때를 회상하며 “마냥 연예인이 되고 싶은 시절이었다”고 표현했다.

“욕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데뷔도 하고 싶고, 청춘도 누리고 싶었어요. 결국 접기로 마음먹었죠. 가수가 꼭 하고 싶지 않았고 아이돌 하기에 스스로 나이가 많다 생각했거든요. 복잡한 마음에 연예뉴스나 음악방송을 피하거나 잠수를 탈 때도 있었어요. 돌이켜보면 그땐 자책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후 이주빈은 광고 모델을 업으로 삼았다. 현실적인 이유였다. 그러던 중 2년 전 연기란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호흡이 긴 바이럴 광고 때문이었다. 몰입해 연기하는 자신을 발견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단역부터 시작했다. 보조출연 아르바이트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해 SBS ‘귓속말’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대사는 거의 없지만, 비서라는 배역이 생겼다. 이젠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캐릭터”를 꿈꾸고 있다. 결국에는 다양한 감정을 연기하는 입체적 인물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미스터 션샤인’에서 펜싱하는 김민정 선배 멋지지 않나요? 맞서 싸우는 여자 캐릭터가 전 그렇게 매력 있어요. 몸 쓰는 액션을 꼭 해보고 싶어요. 어렸을 때 리듬체조를 잠깐 했어요. 몸 쓰는 건 자신 있어요. 요즘 폴댄스도 배우고 있어요. 조금 돌아왔지만, 하고 싶은 걸 하는 요즘이 가장 행복해요.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오래 가고 싶어요.”

사진=에스더블유엠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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