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0년 차 김효주 "아직 막내 같은데..올해 목표는 US오픈 우승"

2013년 KLPGA로 정식 프로 데뷔..올해 10년차
10년 동안 KLPGA 13승, LPGA 4승 등 통산 17승
새 시즌 위해 클럽 새로 맞추며 준비 서둘러
"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목표"
2월말까지 국내서 훈련 뒤 3월 HSBC부터 출격
  • 등록 2022-01-25 오전 12:05:00

    수정 2022-01-25 오전 12:05:00

김효주가 24일 서울 강남에 있는 요넥스골프 스튜디오에서 올해 투어에서 사용할 클럽을 새로 맞춘 뒤 테스트 결과에 만족해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굿샷, 나이스샷.”

김효주(27)의 스윙이 힘차게 돌아갈 때마다 탄성이 나왔다.

24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요넥스골프 스튜디오. 김효주가 올해 투어에서 사용할 새 클럽을 받고 마지막 샷 점검을 시작했다. 이전에 사용했던 클럽과 번갈아 쳐보면서 탄도와 구질, 거리 등 달라진 변화를 확인하며 만족감을 보였다.

프로골퍼에게 클럽은 1년을 함께 할 동반자이자 무기다. 대부분의 선수는 더 나은 경기력을 위해 새로운 제품이 나올 때마다 교체한다. 이때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피팅이다. 선수가 원하는 구질과 탄도, 거리 등이 완벽하게 나올 수 있도록 클럽을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다.

새 클럽을 받아든 김효주는 “클럽 선택에 예민한 편은 아니지만, 새로운 클럽을 받아 테스트를 끝낼 때면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이 든다”며 “이번 테스트에서 드라이버는 방향성 위주로, 롱아이언은 거리 향상에 중점을 뒀는데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드라이버샷은 원하는 구질이 잘 나와 정확성이 좋아졌고 롱아이언은 이전 클럽보다 5m 이상씩 거리가 더 나가 실전에서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시간 넘게 피팅하면서 모든 클럽을 하나씩 점검한 김효주는 이제 새 클럽으로 새 시즌을 준비한다. 특히 올해는 김효주가 프로로 데뷔한 지 10년 차가 되는 해여서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김효주는 2012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하나금융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2013년부터 정식으로 프로 활동을 시작했다.

김효주는 “새해가 되면서 프로 데뷔 10년 차가 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10년을 돌아보면 목표를 이뤘다거나 더 많이 우승하지 못해 아쉽다는 생각보다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흐른 것 같다. 나는 아직도 막내 같은 느낌인데 어느덧 고참이 돼가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아직 어린지만, 10대 후반과 20대 초반 선수를 보면 자기 주관이 뚜렷한 게 세대차이를 느낀다”며 “‘MZ세대는 우리 세대와 또 다르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10년 동안의 프로 활동은 성공적이었다. 프로 무대에서 들어 올린 트로피만 17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3승을 거뒀고, 4승을 올렸다.

10년이란 세월이 흐르는 동안 김효주의 골프도 조금씩 변했다. 그는 “처음 프로가 됐을 땐 무조건 똑바로만 치려고 했고 그게 중요했다”며 “그러다 약간 슬럼프가 오면서 똑바로 치는 게 잘 안 될 때도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서서히 흐트러진 샷을 한곳으로 모아가는 방식으로 경기 운영이 바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지금까지도 계속 똑바로 치는 것에만 집중했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 같다”며 “골프의 완성도로 봤을 때 10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성숙해졌다고 할 수 있다”고 돌아봤다.

2021년은 김효주에게 또 한 번의 전환점이 됐다. 2016년 1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이후 LPGA 투어에서 우승이 없었던 김효주는 지난해 4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5년 3개월 만에 우승했다. 긴 우승 침묵을 깨면서 골프천재의 부활을 알렸다.

김효주는 “2019년 준우승만 세 번 하면서 조금 답답한 느낌이 들었었는데, 작년 우승하면서 ‘뻥’하고 뚫린 느낌이 들었다”며 “그날의 우승으로 골프가 더 재미있어졌고 ‘다시 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찾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멈췄던 우승 행진을 다시 시작한 김효주는 2022년 한 계단 더 높은 곳을 향해 뛰기로 했다. 2월 말까지 국내에 머물며 훈련을 이어갈 김효주는 요즘 매일 1시간 30분씩 체력 훈련을 하고 틈틈이 스윙을 가다듬으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월까지 체력 위주로 훈련하고 나면 2월엔 제주도로 내려가 새로 바꾼 클럽을 사용해 라운드 위주의 훈련을 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후 3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 새해 첫 대회이자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김효주는 “LPGA 투어에선 아직 타이틀 방어를 해본 적이 없는데, 지금까지 훈련 과정에 만족하고 느낌도 좋아 타이틀 방어를 기대할 만할 것 같다”며 “원래 시즌 초반에 달아오르는 스타일이 아니지만, 착실하게 훈련하고 준비하면 괜찮을 거 같다”고 기대했다.

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뒀으나 미국 본토에서의 우승은 2015년 파운더스컵이 유일하다. 김효주가 아쉽게 생각하는 것 가운데 하나다.

그는 “올해는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 중 하나”라며 “그중에서도 6월에 열리는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메이저 중의 메이저로 불리는 US여자오픈은 꼭 한번 우승하고 싶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US여자오픈은 1998년 박세리가 맨발 투혼으로 우승한 대회다. 한국 선수들의 단골 우승 대회로 박세리 이후 김주연(2005), 박인비(2008·2013), 지은희(2009), 유소연(2011), 최나연(2012), 전인지(2015), 박성현(2017), 이정은(2019), 김아림(2020)까지 최근 25년 동안 10명의 우승자가 11승을 거뒀다.

어느덧 프로 10년 차가 된 김효주는 앞으로 시작할 또 다른 10년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김효주는 “10년 뒤의 모습이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10년 뒤에도 계속 투어를 뛰고 있다면 그만큼 열심히 했다는 증거가 될 것 같다. 경쟁이 치열한 무대에서 내 자리를 지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지금과 크게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자신에게 펼쳐질 새로운 10년을 기대했다.

김효주의 골프백. (사진=주영로 기자)
◇김효주의 클럽 스펙

드라이버 : 요넥스 NEW EZONE GT W 로프트 10도(435cc)·샤프트 REXIS KAIZA D

우드 : 요넥스 NEW EZONE GT W#3(15도), #5(18도)·샤프트 REXIS KAIZA M2

유틸리티 : 요넥스 EZONE XPG UT 22도·샤프트 REXIS KAIZA xh

아이언 : 요넥스 EZONE CB701(#5~6), EZONE CB501 (#7~PW)·샤프트 NS PRO ZOLOS

웨지 : 타이틀리스트 SM7(48·52·58)·샤프트 NS PRO 950

퍼터 : 오디세이 O WORKS

볼 : 타이틀리스트 Pro V1x

김효주가 사용하는 아이언에는 김효주 선수 전용을 의미하는 영문 이니셜이 넥 부분에 새겨져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김효주가 새로 바꾼 클럽으로 스윙하면서 성능을 테스트 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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