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드라마 패턴…방송가는 왜 시즌제에 빠졌나

콘텐츠 경쟁 치열→인기 작품에 집중
제작 전부터 시즌제 기획
"제작 환경 달라진 것도 시즌제에 영향"
  • 등록 2021-05-26 오전 6:00:00

    수정 2021-05-26 오전 6:00:00

‘펜트하우스3’ 포스터(사진=SBS)
‘결혼작사 이혼작곡’ 포스터(사진=TV조선)
‘슬기로운 의사생활2’ 포스터(사진=tvN)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방송가에 시즌제 드라마 열풍이 불고 있다.

다음달 SBS ‘펜트하우스3’,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2’,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2’ 등 세 편의 시즌제 드라마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것을 비롯해 최근 드라마의 시즌제 도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시즌제 드라마는 이야기의 연속성을 갖춰야 하고 주요 출연진의 재출연 등 동반 조건이 까다로워 그 동안 제작이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의 변화에 대해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콘텐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제작사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작가, 연출자, 배우들도 기존 좋은 호흡을 확인했던 사람들과 다시 모여 일을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됐다”며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두고 제작에 들어가는 드라마가 늘어나다보니 완성도도 높아 시즌제 드라마는 팬덤도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방송가 시즌제 드라마 러시

최근 시즌제 드라마는 작가들이 주도하고 있다. ‘펜트하우스’ 김순옥 작가, ‘결혼작사 이혼작곡’ 임성한 작가는 과거 집필했던 중장편 형태의 드라마 대신, 드라마를 시즌제로 나눠 방송하며 화제성을 끌고 가고 있다. 이 같은 제작 형태는 제작 기간에 여유가 있고, 휴식 기간을 갖고 재충전 후 방송되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몰입도도 높다.

시청자 김지연(31) 씨는 “회차가 긴 드라마를 보다 보면 지루한 시점이 생기는데, 시즌제 드라마는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느낌이다”라며 “확실히 중장편 드라마보다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tvN ‘응답하라’ 시리즈로 새로운 형태의 시즌제를 보여준 신원호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로 본격적인 시즌제를 도입했다. 신 PD는 “끝을 정해두고 하는 것이 아닌 끝이 존재하지 않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서 기획을 해봤다”라며 “끝을 열어놓고 회의를 하다보니 보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구성 방식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결말을 향해 가는 드라마가 아닌, 일상생활 속 끊임없는 에피소드들이 소소하게 담기는 이 드라마만의 색깔이 구축됐다.

달라진 제작 환경→시청자 소비 패턴

tvN ‘비밀의 숲’, OCN ‘보이스’, SBS ‘낭만닥터 김사부’ 등 최근 수년간 방송된 드라마 속편들의 성공이 현재 시즌제 드라마 열풍의 시초가 됐다. 이 작품들은 원작 종영 후 시청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시즌2 제작을 결정했다. ‘비밀의 숲’은 조승우와 배두나, ‘보이스’는 이하나, ‘낭만닥터 김사부’는 한석규 등 주요 출연진이 연이어 출연을 했다.

현재 제작되고 있는 시즌제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시즌제를 염두에 뒀다. 한 제작 관계자는 “요즘 시즌제 드라마는 스토리 구성과 출연진 및 스태프 계약서 등 제작 전반에서 시즌제를 위한 사전 논의단계를 거친다”며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와 주 52시간 근무제 등 환경적인 변수가 크게 작용하는 만큼 회차가 긴 드라마라면 아예 시즌제로 전환해 제작 기간에 여유를 두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영균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콘텐츠가 많이 생기다 보니 화제작을 시즌제로 편성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경향도 있다”며 “해외에서는 시즌제 드라마가 많은데, OTT를 통해 우리나라 시청자들도 시즌제를 많이 접하다 보니 거부감이 없다. 앞으로도 시즌제 드라마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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