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12]대표팀 세리머니, 절제해서 더 감동이었다

  • 등록 2015-11-20 오전 12:00:22

    수정 2015-11-20 오전 12:00:22

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절제의 미가 있는 세리머니였다. 터질듯 한 기쁨을 누르고 차분하게 정리하려는 선수들의 모습이 더욱 감동적이었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19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 프리미어 12 4강전서 기적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8회까지 0-3으로 뒤지던 경기를 9회초 4점을 뽑으며 뒤집어 이겼다.

더 감동적인 것은 마지막 장면이었다.

승리가 결정된 순간, 우리 선수들은 활짝 웃고 있었지만 너무 흥분하지는 않았다. 마운드로 달려나가는 선수도 없었다.

베이징 올림픽부터 이어져 온 하나의 전통이었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예선전서 일본에 승리를 거둔 뒤 한국 선수들은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일본은 언제든 이길 수 있다는 여유를 갖자는 고참들의 제안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이날도 그랬다. 우리 선수들은 너무도 차분했다.

오타니에게 7회까지 단 1안타로 끌려갔던 경기다. 대회 기간 동안엔 새벽에 이동하는 말도 안되는 편파 일정 탓에 맘 고생도 심했다. 그만큼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한 경기였다.

그런 경기를 이겼음에도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차분했다.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최강 일본을 꺾기는 했지만 끝까지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준비해야 하는 걸 알고 있는 듯 보였다.

대회 주최국인 일본이 기간 내내 교만했던 것과 크게 차이나는 결말이었다. 심장이 가슴 밖으로 터질 듯 기뻤겠지만 여느 날의 한 경기를 이겼을 때와 큰 티를 내려하지 않았다.

우리 선수들의 절제의 미는 이날 경기 최고의 화룡 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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