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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가수 양파에게 아이돌 그룹과 경쟁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 듯했다.
양파가 17세의 나이에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한 1996년은 H.O.T가 데뷔한 해였다. 이후 젝스키스, SES, 베이비복스 등 1세대 아이돌그룹이 연이어 등장했다.
4년 전, 양파가 6년 만에 정규 5집을 발매한 2007년에는 빅뱅이 신인그룹으로 한창 활동을 하던 시기였고 원더걸스, 소녀시대, 카라 등 걸그룹들이 쏟아져 나왔다.
스페셜앨범 `엘리지 누보`(Elegy Nouveau)를 들고 컴백한 올 봄 상황도 다르지 않다. 빅뱅, 씨엔블루, 포미닛, 레인보우 등 아이돌그룹들의 기세가 여전히 가요계 하나의 대세를 이루고 있고 달샤벳, 라니아 등 신인 그룹들도 잇따라 데뷔하고 있다.
실력이 월등해서? 양파는 겸손했다. 그저 “노래의 타깃 계층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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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할 당시가 `아이돌 그룹 태동기`였다면 이제 가요계는 완벽한 `아이돌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아이돌 그룹의 노래와 안무가 과거에 비해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양파도 인정을 했다. 당연히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향유하는 계층도 넓어졌다.
게다가 양파는 이번 음반을 자신과 같은 세대가 향유할 수 있도록 선곡을 하면서도 연령대가 낮은 청중들에게도 자신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수록곡`본 아뻬띠`는 비스트 윤두준에게 피처링을 맡겼다.
하지만 음악적으로는 아이돌 그룹들과 분명 차별화를 뒀다. 1980~1990년대 미국에서 유행하던 팝발라드에 한국 고유의 전통음악풍과 자신의 목소리에 있는 `뽕필`을 혼합시켰다는 게 양파의 설명이다.
양파는 “음반 성적이 저조하면 과거에는 소속사에 좀 미안해 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제가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너무 잘 알아요”라며 “저는 그저 제 색깔이 음반에 잘 나타날 수 있도록 신경 쓸 뿐이죠”라고 말했다.
데뷔 15년. 경쟁에 대한 부담을 초월한 줄 알았다. 그런데 노래의 반응을 보니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자신이 빛날 수 있는 방법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