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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미국)=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인종 용광로였다. 황인종을 비롯 백인·흑인·히스패닉인 1만 5천여 명은 소녀시대·샤이니 등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서로 국적과 언어는 달랐지만 SMP(SM Music Performance)는 이들의 '공통어'였다. 보아, 동방신기 유노윤호·최강창민·슈퍼주니어·에프엑스 등의 히트곡 퍼레이드에 관객들의 환호는 공연 4시간 내내 그칠 줄 몰랐다.
SM 소속 가수들과 김민종·이연희·고아라 등 연기자들 40여 명은 4일(미국 현지시각)오후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SM타운라이브'10 월드 투어 인 LA'합동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SM 소속 연예인들의 첫 미국 공연 열기는 생각보다 뜨거웠다. 한국 가수들의 미국 특히 LA 공연은 교포들을 위한 '위문 공연'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게 사실. 하지만, 이번 SM타운 공연은 70% 이상이 비(非) 한국계 관객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놀랍게도 외국인 관객들의 응원 모습은 한국 팬들의 응원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녀시대 외국팬은 그룹의 상징색인 핑크색 티셔츠를, 슈퍼주니어 팬 경우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무대에 선 가수들을 환호했다.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 이름이 적힌 소형 플래카드를 들고 응원하는 외국인도 적지 않았다.
SM관계자에 따르면 할리우드 스타 잭 니콜슨도 공연장을 찾아 SM가수들의 무대를 즐겼다. 잭 니콜슨은 평소 K-POP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SM 연예인들도 뜨거운 공연 열기에 놀라는 눈치였다. 강타는 공연 중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꽉 채워줘 감사하다"고 했고, 소녀시대 태연은 "역사적인 날인 것 같다. 기분이 너무 좋다"고 관객들의 호응에 감격스러워했다. 슈퍼주니어 M 멤버 헨리는 "꿈이 이뤄졌다"는 말로 벅찬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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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연예인들은 이에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양한 무대로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따로 또 같이'는 SM타운 공연의 백미였다. 제시카와 크리스탈은 팝가수 케샤의 '틱톡'을, 강타와 아라는 '7989'를 그리고 규현과 서현은 '마음을 다해 부르면'이란 노래를 함께 불러 색다른 무대를 선보였다. 56곡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와 스페셜 무대 구성에 관객들은 열렬한 환호로 화답했다.
이번 공연은 K-POP의 미국 진출 성공 가능성의 초석이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SM이 섭외한 LA 스테이플스 센터는 미국 프로농구 LA 레이커스팀의 홈구장이자 '팝의 황제' 故 마이클 잭슨의 추모식이 열린 유명한 곳이다.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위해 해당 경기장을 임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SM은 애초 '교포 위주의 위문 공연이 될 것이다'·'객석을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등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성공적으로 첫 현지 공연을 마쳐 국내 가수의 활발한 현지 공연에 청신호를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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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SM 대표는 "이번 공연에서 아시아인을 제외한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이 와 준다면 AEG 등 현지 대형 공연 기획사에서도 SM의 추후 현지 공연에도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며 "LA를 넘어 SM타운의 전미투어가 목표"라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자 관객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테일러 스캇(22) 씨는 "평소 보아를 좋아했는데 가까이에서 볼 기회라 꼭 와보고 싶었다"며 "보아의 공연을 보니 역시 한국의 브리트니 스피어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보아가 6집 수록곡 '데인저러스'를 부르기 위해 무대에 올랐을 때 이어 모니터(가수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오작동해 공연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옥에 티였다.
이날 공연을 마친 SM 연예인들은 오는 11일 중국 상하이 훙커우 체육관에서 합동 공연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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