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나란히"…CES ‘최고혁신상’ 스타트업 비결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엠투에스’ 이태휘 대표
가상현실 안과검사기(VROR)로 CES2021 ‘최고 혁신상’
디바이스 하나로 11가지 안과검사 가능
"치매·뇌졸중 등 뇌신경질환으로 영역 확대"
  • 등록 2021-02-22 오후 5:47:44

    수정 2021-02-22 오후 9:38:32

이태휘 엠투에스 대표가 ‘CES2021’에서 최고 혁신상을 수상한 ‘VROR 아이닥터’ 제품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호준 기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의료계에서는 이런 검사장비가 나올 걸 이미 예견했죠. CES2021에서도 ‘올 게 왔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엠투에스는 지난달 막을 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2021’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그리고 엠투에스가 유일하다. 이태휘 엠투에스 대표는 “하나의 기기로 안과검사 서비스와 추적관리 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높게 평가받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엠투에스에 최고혁신상을 안긴 제품은 눈 건강 솔루션 ‘브이알오알 아이 닥터’(VROR EYE Dr)다. 이 제품은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신개념 통합 안과검사 솔루션이다. 고글 형태 기기를 쓰면 시력부터 난시, 색맹, 황반변성 등 11가지 질환 측정이 가능하다. VR 게임을 하듯 쉽게 검사하고 영상을 통해 눈의 움직임이 어떤지 센서로 확인한다. 실제로 VROR로 안과 검사를 진행해보니, 영상에 새가 먼저 등장해 이리저리 움직이며 눈 운동부터 시작했다. 눈의 움직임과 상태, 몇 가지 설문조사를 거쳐 인공지능이 시력이 어느 정도인지 또는 어떤 안과 질환이 있는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알아낸다. 검사결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쉽게 받아볼 수 있다.

이 대표는 “누구나 쉽게 검사하도록 순응도를 높인 게 특징”이라며 “이 제품만 갖고도 일반 안과에서 받아볼 수 있는 눈 질환은 모두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VROR은 이미 의료기기로 국내 식약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도 받은 상태다. 녹내장과 황반변성 등 치명적인 질환도 알아낼 정도로 의료장비로서 수준이 높다.

VROR은 집에서도 간편하게 안과검사를 하거나 눈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라이트’(Lite) 버전과 전문적인 검사가 가능한 ‘메디컬’ 버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 대표는 “조달 품목으로 등록해 학교 보건실이나 동사무소, 운전면허시험장 등 여러 기관에 납품할 계획”이라며 “해외에서는 검사결과를 담당 의사에게 전송해 환자가 약을 처방받을 수 있을 정도까지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엠투에스가 CES2021에서 최고 혁신상을 받은 ‘브이알오알 아이 닥터’(VROR EYE Dr).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는 졸업 후 실감형 콘텐츠 기획사에서 근무했다. 그러던 중 VR이나 AR(가상현실)에 엔터테인먼트 이외에 의료 분야도 접목해보면 어떨까 고민하다가 회사를 나와 지금의 엠투에스를 창업했다. 이 대표는 “VR은 의료 분야에서 수술 중계나 고소공포증 치료 등에 활용되고 있었는데, 눈 검사에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던 것이 창업으로 이어졌다”며 “고려대 의료원과 합심해 본격적인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회고했다.

엠투에스는 현재 안과검사 분야에 주력하지만, 향후 어지럼증이나 치매나 뇌졸중 등 뇌신경 관련 질환으로 검사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눈의 떨림(안진)을 포함해 안구의 움직임을 보면 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검사가 가능해서다. 이 대표는 “이미 뇌신경 검사기 개발은 끝났고 현재 임상이 진행 중”이라며 “내년 말 상용화를 목표로 기존 안과검사기와 통합하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발전 속도에 비해 여전히 규제 장벽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선점한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오고 있다”면서도 “VR을 포함해 원격진료 등 이슈로 사업 속도가 계속 늦어지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VROR이 CES에서 인정받은 만큼 미국을 포함한 해외시장에 먼저 진출해 가능성을 엿보고 싶다”며 “이후 가치를 높여 다시 국내 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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