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 주요 인사들이 이같이 진단하며 현 과학기술 관련 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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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시대 집현전에 주목한 이유는 시대를 떠나 과학기술을 중시하며 학문, 인재양성, 정책 연구 등에서 집현전을 통해 당대 조선의 과학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에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연구회 이사장 선임이 이뤄지고, 6개 출연연 기관장 교체가 임박하는 등 현 시점에서 집현전의 정신과 운영 시스템을 돌아보며 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연구회와 출연연을 국무총리 산하로 이관해 부처 통제 최소화 △연구회 이사장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당연직 부의장으로 임명해 의장인 대통령을 보좌하도록 구성할 것 △연구회 이사장의 위상과 실질적인 리더십 확보를 위해 연구회 이사 구성은 정부 비중을 줄이고 전문가 비중을 높일 것 등의 정책적 대안을 제시했다.
아래는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소속 이규호 전 한국화학연구원 원장, 유장렬 세종과학기술연구원 이사장, 홍유수 대외경제연구원 전 부원장과의 일문일답.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출연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연구성과가 저조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출연연은 자율적·창의적 연구 환경을 갖추지 못했고, 위상이 저하돼 있다. 마찬가지로 연구회의 위상과 역할도 불분명하다. 출연연 자체 문제 보다 국가연구개발시스템과 국가과학기술혁신체제의 문제들과 밀접히 연관돼 있다. 출연연 차원에서도 자발적인 혁신 노력과 시도가 이뤄졌지만, 국가연구개발시스템이나 국가과학기술혁신체제 차원에서 추진되지 못하면서 출연연 전체의 공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앞으로 연구회와 출연연은 한국의 4차 산업혁명과 신기후 체제, 팬데믹 이후의 내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사회발전을 견인할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국가연구개발 핵심 주체로 바꿔나가야 한다. 현 국가과학기술혁신체제는 변화에 효율적이거나 미리 대응하기 어려운 체제이기 때문에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왜 지금 시점에서 집현전의 의미를 살펴봐야 하나.
-정부뿐 아니라 과학계 역할은.
△정부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출연연을 관리·감독 시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규정 준수와 연구의 최종 결과만을 평가해야 한다. 연구회와 출연연은 국가연구개발시스템 혁신과 함께 자기주도적 혁신을 추진해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 출연연은 자신의 연구활동뿐만 아니라 국내외 민간연구소, 대학과의 협동연구, 과학기술정보 교류 등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고, 공공사회 기술관련 문제 해결과 창의사회 발전에 힘써야 한다.
-가장 힘썼으면 하는 국가R&D 시스템 혁신 방안이 있다면
△무엇보다 국가연구개발시스템과 국가과학기술혁신체제 내 연구회·출연연의 위상과 역할에 변화가 필요하다. 연구회와 출연연을 국무총리실 소속으로 이관하고, 부처 통제를 최소화해 연구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연구회 이사장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을 당연직·겸임으로 맡도록 변경해야 한다. 연구회 이사장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당연직 부의장으로서 의장인 대통령을 보좌하며, 연구회와 출연연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중장기 국가과학기술정책 수립을 지원해야 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연구회 이사장의 위상과 실질적인 리더십 확보를 위해 연구회 이사회의 이사 구성과 기관장의 선임 방법과 임기를 개선해 출연연 기관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