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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광의통화량(M2·누적 잔액)은 3053조9000억원이었다. 광의통화량은 전월대비 35조4000억원(1.2%) 증가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6월 경제심리지수(ESI) 순환변동치 (ESI 원계열에서 계절과 불규칙 변동을 제거한 수치)는 56.4다. 이는 역대 최저치다. ESI는 기업심리지수와 소비자동향지수를 합성한 지수다. 100을 넘으면 민간의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뜻한다. 시중에 유동성(돈)은 넘치지만 기업들은 국내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질 경우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상생 방안도 필요
기업들은 재정확대를 통한 정부 지원에 한계가 있는 만큼 시중 유동성을 기업으로 유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 유동성 지원 등을 위해 세 차례의 총 60조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지원했는데 국가채무비율도 43.5%로 높아져 재정당국이 그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40%를 돌파했다. 더 이상 재정여력이 없는 만큼, 각종 규제의 합리적 개선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규제 1개 신설 때 1개를 폐지하는 ‘원인, 원아웃’ 제도 대신에 규제 1개 신설 때 2개 이상을 폐지하는 ‘원인, 투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식이다.
특히 기업들은 세제·입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개선 관련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함께 연구개발(R&D), 시설투자 등에 대한 세액 공제가 이뤄져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규제 완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법의 경우 2011년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제출된 뒤 9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지난 3일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했다. 기업들은 또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제도 도입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기업들은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신사업 투자 매칭펀드 조성 △예비타당성 조사 금액 기준 상향 △기업활력제고법 적용 대상 확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 확대(3개월→1년) △유턴법(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상 유턴인정 범위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