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中베이징차, 합작법인에 1.6조원 투입…"中 넘어 세계로"

베이징현대에 증자 공시…50%씩 부담
中 시장 장기 전망 반영…현지화 전략 가속
2025년 전용 전기차 출시…현지 R&D 강화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베이징현대 육성
  • 등록 2024-12-12 오후 4:39:32

    수정 2024-12-12 오후 5:50:31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현대자동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BAIC)가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규모 증자에 나섰다.

베이징현대 매장 전경. (사진=현대차그룹)
11일(현지시간) 홍콩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005380)와 BAIC는 양 사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에 총 10억 9546만 6000달러(약 1조 6000억원) 규모의 증자 계획을 공시했다. 양 사는 각각 절반씩 균등하게 출자할 방침이다.

이번 증자는 단기적으로는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정성을 유지하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단행됐다. 양 사는 투자를 통해 중국 소비자 수요에 맞는 신제품과 미래차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을 노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증자를 통해 베이징현대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과 한국 간 경제 협력의 건전한 발전, 베이징시 정부의 지원, 양사 주주들의 공동 노력을 바탕으로 한 중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 신뢰를 반영한 조치”라고 했다.

현대차와 BAIC는 이번 증자로 베이징현대가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 발전에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양 사는 베이징현대를 통해 중국 현지 시장을 공략할 신제품·신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수출 거점으로 이곳을 육성키로 했다. 양 사의 ‘중국에서 세계로(In China for Global)’ 전략을 본격화하는 투자인 셈이다.

현대차와 BAIC는 내년 중국에서 첫 전용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6년부터는 하이브리드 차를 포함한 신에너지차(NEV) 5종을 현지 시장에 선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4월 열린 ‘오토 차이나 2024’에서 “중국 시장에 적합한 현지화 EV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이같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현지 연구개발(R&D) 역량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중국 연태 기술연구센터와 상하이 선행 R&D 센터를 통해 베이징현대 제품의 지능화 및 전동화, 미래 기술 분야에서의 현지 개발 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BAIC와 브랜드, 기술, 제품, 인재, 자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중국 소비자와 글로벌 시장의 요구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세계 최대 규모 친환경차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의 반등을 노린다.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사업 재조정에 나선 상태다. 정치·사회적 이슈로 사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2016년 114만대에 달하던 중국 내 완성차 판매량이 지난해 24만9000대 수준으로 급락한 데 따른 것이다. 전기차 전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이에 대응할 필요성도 커졌다. 현대차는 현재 중국 베이징 1공장, 충칭 공장 등을 매각하고 합작법인을 운영하며 사업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증자는 베이징현대의 자본 안정성과 혁신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중국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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