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동학개미 덕에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로 올해 거래를 마무리한 가운데 10대 그룹 상장사도 몸집을 크게 불렸다. 유일하게 롯데만 뒷걸음질쳤다. 코로나19로 산업구조 변화가 가속화되고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면서 10대 그룹 시가총액 순위도 바뀌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10대 그룹 시가총액은 1313조464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397조원(43.32%) 늘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하는 ‘공시 대상 기업집단’ 자산총액 상위 10개 그룹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우선주를 모두 포함한 수치다.
10대 그룹 중에서 카카오 시총이 지난해 말 13조1890억원에서 올해 말 34조4010억원으로 160.83% 증가,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가 주도주로 부각되면서 카카오 주가가 크게 오른 덕이다. 두산그룹이 올해 말 시총 16조3290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11.41% 늘어 증가율 2위에 올랐고 SK그룹이 시총 71.79% 증가율로 3위에 랭크됐다.
삼성그룹은 시총 745조6150억원으로 10대 그룹 중 최고를 보였다. 1년 전에 비해 44.72% 늘어난 것으로 2위인 SK의 시총 159조4340억원과 5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LG와 현대차그룹이 각각 시가총액 145조9720억원, 120조6590억원으로 3~4위에 올랐다. 두 그룹 시총은 작년말 대비 각각 12.11%, 37.74% 늘었다.
10대 그룹 중에 유일하게 롯데만 시총이 2.34% 줄었다. 지난해 말 21조4330억원에서 올해 말 20조9530억원으로 2.24% 감소했다. 롯데그룹 주력이 소비재인 만큼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계열사들이 많았던 탓이다.
한편 코로나19로 언택트, 친환경, 반도체 등의 업종이 주목받으면서 10대그룹 시가총액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카카오와 CJ, 두산이 10위권 내에 진입한 반면 GS와 현대중공업, 신세계그룹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2위였던 현대차그룹은 SK와 LG에 밀려 4위로 떨어졌고 롯데도 5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