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인공유방수술 후 희귀암 발생…'물방울형' 인공유방 조심해야

앨러간 '바이오셀' 표면처리 제품 회수 중
밀착력 높이는 가공법이 오히려 문제
오목가슴 등 극히 일부 환자에게만 사용
예방적 제거수술 필요 없지만
크기·모양 변화 등 증상 있으면 바로 알려야
  • 등록 2019-08-16 오후 3:57:20

    수정 2019-08-16 오후 3:57:20

바이오셀 공법.(사진=앨러간 홈페이지)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희귀암 발생 가능성을 이유로 회수 절차에 돌입한 인공 유방 보형물(인공유방)과 관련, 국내에서 처음으로 암 발생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사례로 과도하게 불안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성형외과학회는 국내에서 인공유방 관련 역형성 대세포 림프종(BIA-ALCL)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고 16일 밝혔다.

문제의 환자는 7~8년 전 유방 확대 수술을 받고 별 문제가 없다 최근 한 쪽 가슴이 심하게 부어 성형외과를 찾았다 BIA-ALCL이 의심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13일 최종 진단을 받았다.

문제의 제품은 글로벌 기업인 앨러간의 특허받은 표면처리공법인 ‘바이오셀’(Biocell)이 적용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은 2007년 국내 허가 후 약 11만개가 수입됐다. 최근 3년 새 유통된 물량이 2만 9000개에 이른다.

BIA-ALCL은 면역체계와 관련된 희귀암 중 하나지만 유방암은 아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인공유방으로 인한 BIA-ALCL 발병은 1997년 처음 보고된 후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573건이다. 이중 481건이 바이오셀 처리된 인공유방을 이식했을 때 생겼다. 제조사와 제품이 확인된 13건의 인공유방 삽입수술 후 BIA-ALCL로 인한 사망 중 12건이 바이오셀처리 인공유방 사용 케이스였다.

정규화 대림성모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BIA-ALCL의 위험은 보형물 이식 후 7~8년이 지나야 발생하기 시작한다”며 “면역체계가 원인으로 꼽히기는 하지만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오셀이 적용된 대표 제품은 자연스러운 유방 모양으로 인기를 끌었던 ‘물방울형’ 인공유방이다. 물방울 같이 아랫쪽으로 볼록한 모양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식한 후 위치와 방향이 바뀌면 안 된다. 그래서 인체 조직에 잘 고정하기 위해 표면을 거칠게 가공했다. 바이오셀 공정은 표면을 거칠게 가공하는 방법 중 하나다. BIA-ALCL은 인공유방과 맞닿는 인체 조직에서 자연스러운 면역반응으로 생기는 막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정 과장은 “바이오셀은 경쟁 제품과 표면처리 공정이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FDA에 따르면 바이오셀의 BIA-ALCL 위험은 다른 보형물의 6배에 이른다.

다행스러운 것은 바이오셀 같은 거친 표면의 인공유방은 최근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황호찬 한스바이오메드 대표는 “최근 인공유방 수술의 90% 이상은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한 돌기로 표면처리한 ‘마이크로’ 인공유방을 쓴다”며 “특수 공정 기술로 평균 40㎛의 미세하고 균일한 표면구조를 가지고 있어 높은 인체친화성을 바탕으로 구형구축(가슴이 딱딱해지는 것)·이중피막 등 부작용 위험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바이오셀 같은 물방울형 인공유방을 써야 하는 환자가 있다. 정 과장은 “앞가슴 부위가 오목하게 들어간 오목가슴 등에는 자연스러운 가슴 모양을 위해 물방울형 인공유방을 쓸 수밖에 없다”며 “특이적인 상황이 아니면 거친 표면의 인공유방은 잘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공유방으로 인한 BIA-ALCL 발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되긴 했지만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정 과장은 “인공유방과 BIA-ALCL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며 “가장 큰 이유는 발병률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극소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한성형외과학회는 “인공유방으로 인한 BIA-ALCL은 발병 초기 보형물이 닿는 부분에 생긴 피막을 제거하면 항암제나 방사선치료 없이도 완치할 수 있을 정도로 예후가 좋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데 일부러 바이오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다. FDA는 “제거수술을 위한 마취, 수술 후 혈종이나 염증, 감염 위험성을 고려했을 때 증상이 없는 환자가 예방적으로 보형물을 제거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인공유방 수술 후 생기는 BIA-ALCL은 거의 대부분 서양인에게서 생겼다. 동양인에서 생기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정 과장은 “그러므로 인공유방 수술을 받은 것 자체로 불안감을 느낄 필요는 없다”며 “대신 유방크기와 모양이 갑작스레 변했거나 종괴나 피부발진 등 증상이 생겼을 때에는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형외과학회는 개원의원에서도 전문적인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구축해 놓았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카리나, 망사 속 한줌 허리
  • 시청역 역주행
  • 작별의 뽀뽀
  • 낮에 뜬 '서울달'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