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 주요업무계획’을 9일 발표했다. 박물관 측은 올해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체계적 관리와 공개’ ‘박물관에서 만나는 세계문화’ ‘인공지능 기술 적용 스마트 박물관 서비스 확대’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 확대’ ‘장애인 관람객 콘텐츠 접근성 향상’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취임 후 “사람을 다시 보다, 세상을 연결하다, 내일을 준비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다채로운 사업을 진행해 왔다. 여기에는 박물관이 서로 소통하며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운영 철학이 담겨 있다. 대표적인 사업이 국보 반가사유상 2점을 같은 공간에 전시한 ‘사유의 방’이었다. 민 관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환경 변화는 거대한 시대의 흐름이 됐다”며 본질과 혁신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박물관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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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기증품도 디지털 작업
지난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이건희 회장의 대규모 기증(9797건, 2만1600여점)은 1945년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된 수량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다. 개인 소장품이어서 국보·보물 등의 지정문화재를 제외하고는 공개가 어려웠던 유물의 역사적 가치를 파악하고, 조사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증 1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4월 28일~8월 28일)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의 기증품 중 엄선한 300여 점을 전시한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주최하며, 이건희컬렉션을 기증받은 5개의 공립미술관에서 12점을 출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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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세계의 문화를 만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용산으로 이전한 뒤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오는 5월에는 ‘아즈텍’ 문명전을 개최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멕시코 아즈텍 문명을 소개하는 전시로 문화·예술·정치·경제·의례 등의 측면을 깊이있게 조명한다. 2009년 개최한 ‘잉카’, 2012년 ‘마야’ 특별전에 이어 아메리카 3대 주요 문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전시다.
하반기 10월에는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비엔나 명화전, 합스부르크 왕가의 보물’전이 열린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실로 오랫동안 유럽을 대표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역할과 영향력을 중심으로 오스트리아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본다. 전시품은 16~20세기 합스부르크 왕가가 수집한 르네상스, 바로크 시기 회화, 공예품 외에도 고종 황제가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조선의 투구와 갑옷을 만나볼 수 있다.
그간 많은 관심을 끌었던 상설전시관 3층 세계문화관 내 이집트실은 메소포타미아실로 새롭게 꾸밀 예정이다. 이집트실 후속으로 자주 비교되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주제별로 구성해 소개한다. ‘타일 사자상 부조’ ‘쐐기문자 토판문서’ 등 미국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품 67건을 선보인다.
한편 외국 박물관에서 우리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국외전시도 진행한다. 미국 프리어&새클러박물관에서 삼국~통일신라시대 우리나라 고대 건축 문화의 특징을 조명하는 ‘한국의 치미’(5월 21일~10월 29일) 특별전이 열린다. 남미의 콜롬비아 황금박물관에서는 한국 도자의 특징과 미적 가치를 조명하는 ‘한국 도자 특별전: 전통의 울림’(9월 8일~2023년 2월 20일)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