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두피까지 다 까졌다”…50대男, 경찰서 앞 ‘털썩’, 무슨 일?

약 복용 후 쇼크 찾아온 50대 A씨
병원가던 중 파출소 앞서 몸 굳어버려
A씨 발견한 파출소 직원, 구조법 실시
  • 등록 2024-10-02 오후 7:50:31

    수정 2024-10-02 오후 7:50:31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약물 알레르기로 아나필락시스 쇼크에 빠진 시민이 도움을 구하러 방문한 파출소 입구에서 쓰러졌다가 경찰관의 하임리히법을 받고 무사히 회복했다.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7시께 시흥경찰서 능곡파출소 주차장으로 50대 A씨의 차량이 들어왔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채널
차에서 내린 A씨는 이마를 손으로 짚거나 차량에 몸을 기대고 바닥에 주저앉는 등 이상 증세를 보였다. 이어 파출소 정문을 열고 들어온 A씨는 곧바로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A씨는 경찰청 유튜브를 통해 당시 상황에 대해 “항생제 약을 먹고 (기존에) 똑같은 약을 먹었기 때문에 별문제 없겠거니 하고 (약을) 먹었는데 5분도 안 돼서 손톱과 머리 두피가 다 까졌다”며 “‘이거 안 되겠다. 병원 가야 하겠다’는 생각에 차를 끌고 거기(파출소)까지 왔는데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옆에 파출소가 있으니 (차를) 거기에 세워 놓고 ‘내가 여기 있다’는 걸 이야기 해줘야 했다”며 “(그런데) 말은 안 나오지. 걸음은 걷기도 힘들지”라며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파출소 문 앞에서 쓰러진 A씨를 보고 달려간 이주성(43) 경감과 장경주(33) 경사는 곧바로 A씨의 상태를 확인했다. A씨는 의식은 있었으나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손에 든 약 봉투를 보여주며 뭔가를 계속 이야기하려 했다.

이 경감은 약물 오복용을 의심, 구토시키기 위해 곧바로 A씨에게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하임리히법은 음식이나 이물질로 기도가 폐쇄돼 질식 위험이 있을 때 흉부에 강한 압박을 줘 토해내게 하는 응급조치다.

사진=경찰청 유튜브 채널
수 분간 이어진 조치에 A씨는 한 차례 구토했고,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여갔다. 이후 파출소 직원들은 A씨를 순찰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으로 가는 도중 A씨가 또 한차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자 이번엔 장 경사가 하임리히법을 실시해 재차 구토를 유도했다.

이들의 노력 끝에 A씨는 병원에 무사히 도착해 응급조치를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의료진은 A씨에게 “10분 정도만 더 방치됐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말 긴급한 상황에서는 경찰을 찾게 되는 것 같다”며 “최선을 다해 처치도 해 주시고 애를 많이 써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경감은 “목을 부여잡고 숨이 안 쉬어진다는 A씨 말을 듣고 최근 교육받은 하임리히법이 생각났다”며 “무사히 건강을 회복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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