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에 질린 女뒤 “누가 할래?”… 집단강간 소재 충격의 인도 광고

  • 등록 2022-06-07 오후 10:13:03

    수정 2022-06-07 오후 10:13:03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인도의 한 남성용 바디 스프레이 광고가 집단 강간을 연상케 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공개 하루 만에 방영을 중단했다.

인도에서 논란이 된 남성용 바디 스프레이 브랜드 ‘레이어샷’의 광고 (사진=스튜디오 테이크 유튜브 영상 캡처)
6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은 인도 남성용 스프레이 브랜드 ‘레이어샷’의 TV 광고가 “대중매체를 통해 송출되기에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지난 4일 광고 중단 결정이 내려졌다고 전했다.

문제의 광고에는 4명의 남성과 한 여성이 등장하는데, 여성은 가게 안에서 카트를 밀며 물건을 살피고 있었다. 뒤따르던 남성들은 여성이 물건을 고르기 위해 허리를 숙이자 걸음을 멈추고 한곳을 응시했다.

이윽고 한 남성이 “우리는 4명이고 지금 여기에는 하나밖에 없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또 다른 남성은 양옆의 친구들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그래서 누가 할래?”라고 답했다.

남성들의 대화에 놀란 여성은 겁에 질린 표정을 지으며 천천히 뒤를 돌아봤다. 그러나 이내 남성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닌 하나 남은 바디 스프레이 제품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여성은 안도의 한숨을 지으며 미소를 보였고 남성 중 한 명은 선반에서 해당 스프레이를 집어 들고 제품을 설명하면서 광고는 마무리됐다.

이를 두고 각종 SNS에서는 비난이 이어졌다. 집단 강간을 소재로 광고를 만들었다는 지적이었다. 인도의 연예인은 물론, 비평가들 역시 해당 광고가 성범죄를 경시한다고 비판했다.

스와티 말리왈 델리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인도 정보방송부에 “해당 광고는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성범죄적 사고방식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의견을 전달했다.

(사진=스튜디오 테이크 유튜브 영상 캡처)
논란이 일자 레이어샷 측은 성명을 통해 “논란의 TV 광고는 누군가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여성들을 모욕하는 문화를 옹호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개인과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광고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해당 사과에도 비판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불과 일주일 전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17세 소녀가 5명의 남성에게 성폭행당하는 일이 일어났음에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광고를 냈다는 이유에서다.

인도의 유명 배우 리차 차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광고 제작자들을 ‘쓰레기’라고 칭하면서 “기획자, 작가, 제작사, 배우, 의뢰 회사 모두 성범죄를 농담이라 생각하는 거냐”라고 분노했다.

유엔 여성친선대사로 활동하는 인도 영화감독 파르한 칸 역시 “성범죄를 농담처럼 다룬 이 광고를 기획하고 승인하는 모든 과정에 얼마나 천박하고 비뚤어진 마음이 존재했냐”라며 질타했다.

이에 인도 정보방송부는 광고가 공개된 지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광고의 TV 방영을 중지했다. 트위터와 유튜브에도 광고 영상 제거를 요청했다.

한편 인도에서는 하루 평균 77건의 성범죄가 발생한다. 2012년 ‘뉴델리 여대생 버스 성폭행·살해 사건’ 발생 후 성폭력 근절 목소리가 커지면서 처벌 역시 강화됐음에도 관련 범죄는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인도국가범죄기록국(NCRB) 통계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서 2017년 3만 2559건, 2018년 3만 3356건, 2019년 3만 2033건, 2020년 2만 8046건의 강간 사건이 보고됐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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