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음식 리뷰...배민, 가짜 리뷰 어떻게 적발하나

자동 탐지 시스템으로 주문 대비 리뷰 작성률 모니터링
의심 업체·리뷰는 전담팀서 직접 리뷰 조작 감시
악성 리뷰 방지 위해 리뷰 재작성·작성기간 제한 둬
  • 등록 2020-08-05 오후 5:07:32

    수정 2020-08-07 오전 1:09:45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음식을 주문할 때 눈여겨보게 되는 리뷰. 맛이 없다거나 위생이나 응대 서비스가 좋지 않았다는 리뷰를 보게 되면 그 식당에서는 당연히 주문을 하기 꺼려진다. 반면 긍정적 리뷰가 많고 평가가 좋으면 수많은 음식점 중 상위에 노출되기 때문에 리뷰가 곧 매출로 이어질 정도로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이 리뷰는 얼마나 믿을 만할까.

돈 받고 쓰는 허위 리뷰·셀프 리뷰·품앗이 리뷰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은 최근 ‘가짜 리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리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허위 리뷰를 잡아내겠다는 것이다. 상반기에만 7만 건의 허위 리뷰를 적발했다.

넘쳐나는 리뷰 속에서 허위 리뷰를 걸러내는 것은 사실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대부분 ‘맛있어요’ ‘양도 많은데 음식 맛도 훌륭하네요’ 등 겉보기에는 일반 리뷰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결국 배민은 ‘부정거래감시팀’이라는 전담조직을 두고 리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리뷰 검수 기능도 도입했다.

리뷰 자동 탐지 시스템으로 주문대비 리뷰 작성률이 지나치게 높거나 단기간에 리뷰가 급증한 음식점을 골라낸 후 검수 전담 인력이 직접 리뷰를 세밀하게 살피는 방법이다.

배민은 이런 방법으로 지난 3월 허위 리뷰를 전문적으로 작성해주는 업체를 경찰에 고소했다. 전문 리뷰 대행업체는 음식점주가 의뢰를 하면 업체가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해 허위 리뷰를 작성한다. 주문을 해야만 리뷰를 남길 수 있기 때문에 가짜 주문을 넣는다. 예를 들어 업주로부터 2만3000원을 받아 1만8000원짜리 치킨을 주문한 후 5000원의 차액을 챙기는 방식이다.

또 다른 가짜 리뷰 유형으로는 음식점주가 본인, 지인, 직원을 통해서 작성하는 ‘셀프 리뷰’, 음식점주들끼리 리뷰를 서로 작성해주는 ‘품앗이 리뷰’가 있다.

이 경우 ‘요청사항’에 음식점주들끼리만 알 수 있는 내용을 넣어 누가 리뷰를 작성했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허위 리뷰로 판단되면 바로 블라인드 처리하고 허위 리뷰 작성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업주는 적발 시 광고중단이나 계약 해지 등의 제재가 적용된다”며 “8~9월을 리뷰 집중 모니터링 기간으로 정하고 허위 리뷰에 대한 강력한 근절 활동을 펼쳐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우아한형제들)
점주 울리는 악성 리뷰도 관리 시작

무조건 맛있다고 올리는 허위 조작 리뷰도 문제지만 음식과 상관없이 음식점을 비방하는 ‘악성 리뷰’도 골칫거리다.

리뷰 권한을 무기로 갑질하는 일부 소비자, 경쟁업체의 악의적인 악성 리뷰를 막기 위해 배민은 시스템을 정비했다. 고객이 최초 리뷰를 작성했다가 삭제하면 해당 주문에 대해서 재작성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그동안에는 리뷰 재작성에 대해 아무런 제재가 없었기 때문에 한 건의 주문을 놓고 수시로 리뷰를 재작성해 악성 리뷰를 지속적으로 리뷰 상단에 노출하는 사례가 많았다.

특정 주문에 대한 리뷰 작성 기간도 7일 이내에서 3일 이내로 줄였다. 전체 리뷰의 94%가 음식 주문 3일 이내에 작성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후에 작성되는 리뷰는 ‘특별한 의도’가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일례로 7일간 여러 건을 주문한 뒤 한꺼번에 낮은 별점 평가를 매겨 전체 평점을 낮추는 악용 사례도 있다.

음식과 상관없이 명예를 훼손할 여지가 있는 리뷰를 업주가 신고할 경우 해당 리뷰를 노출되지 않도록 한 ‘리뷰 게시 중단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업주가 리뷰 게시 중단을 요청하면 30일 간의 임시 조치를 진행해 해당 리뷰를 노출하지 않고, 이 기간동안 업주와 고객이 의견을 조율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리뷰 자동 탐지 시스템을 통해 비속어나 선정적 내용·이미지는 자동으로 차단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고객들이 장기적으로 믿고 쓸 수 있는 앱이 되기 위해서는 리뷰의 신뢰도가 필수”라며 “리뷰 노출 방식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추가 조치들도 연내에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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