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은 이달 중순 이후쯤 징계위원회 개최 날짜를 확정하고 정인이 사건 담당 경찰관 5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징계위원회는 교수 등 외부 징계위원들을 선정해 진행하기 때문에 날짜 선정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달 4일 서울지방경찰청 청문감사실은 정인이 사건 아동학대 의심 3차 신고 사건과 관련, 처리 담당자인 팀장을 포함한 3명과 학대예방경찰관(APO) 2명 등 총 5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또 1차 신고가 들어왔을 당시 처리 담당자 2명은 ‘주의’ 처분을, 2차 신고 사건 처리 담당자 2명은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학대예방경찰관 감독 책임을 맡은 여성·청소년과 계장은 인사조치와 ‘경고’ 처분을, 총괄책임자 전·현직 여성·청소년과 과장 2명은 ‘주의’ 처분을 내렸다.
1차, 2차 신고 당시 담당자들에게 먼저 ‘주의’, ‘경고’ 처분을 내린 가운데 3차 신고 담당자 5명에 대한 징계 절차가 아직 진행 중인 것이다.
경찰관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한 달 전과 달리 정인이 사건이 전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징계 수위에도 이목이 쏠린다. 경찰공무원징계령은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등 5가지 징계 처분을 규정하고 있다. 파면, 해임, 정직은 중징계에, 감봉과 견책은 경징계에 속한다.
폭발적인 국민적 공분…징계 수위에 영향 미칠까
정인이 사건은 작년 10월 ‘16개월 영아 학대 사망 건’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었지만 해가 바뀌면서 완전히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 2일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정인양이 양부모의 학대와 방치 끝에 사망에 이른 참혹한 과정을 집중 조명한 뒤부터다. 유명 연예인들이 잇달아 법원에 진정서를 발송하고 정인양이 묻힌 경기 양평 묘지를 방문하면서 양부모는 물론 담당 경찰관들까지 엄중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해당 청원인은 ‘경찰관 집무집행법 제6조(범죄의 예방과 제지)’를 이유로 정인이가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는데도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못한 담당 경찰관과 양천경찰서장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파면 등 중징계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2018년 경찰 조직을 뒤흔들었던 ‘버닝썬 사태 ’ 관련 경찰관 40명 중 3명이 파면됐고, 9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파면 경찰관 3명은 버닝썬 사건과 별개로 강간 미수,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입건, 실형을 받은 경우다. 버닝썬 룸에서 여성이 성폭행당하고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도 사건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찰관 6명은 견책을 받았다.
앞서 정인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온몸에 멍이 든 상태로 병원에 실려 온 정인양은 당시 머리와 복부에 큰 상처가 있었으며, 이를 본 병원 관계자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작년 12월 9일 정인양의 양모 장모씨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장씨는 작년 6월부터 정인양을 상습 폭행·학대하고, 아이의 등 쪽에 강한 힘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양아버지 안모씨는 학대를 방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재판은 오는 13일 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