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브위성 4기, 1년간 700km 상공 돌며 한반도 열·미세먼지 모니터링

누리호 신뢰성 확보 위한 반복발사, 고도화 등 앞둬
원하는 일정 맞춰 우리나라 초소형위성 보낼 수 있어
비싼 정밀위성 보완해 지구 수시로 관측 가능해져
  • 등록 2022-06-21 오후 5:28:27

    수정 2022-06-21 오후 10:14:18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국산 로켓 누리호가 21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날 누리호는 목표 궤도(700km)에 도달한뒤 성능검증위성과 위성모사체 분리까지 성공적으로 해냈다. 1차 발사이후 8개월 만에 성공한 것이다.

이번 성공으로 우리나라 초소형위성 시대도 개막했다. 우리땅에서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 로켓을 우주에 쏘아 올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도나 미국의 발사체에 의존해 비싼 비용을 내야 했고, 원하는 때에 원하는 위성을 보내지 못한 것과 달리 초소형위성을 가득 싣고 임무를 할 수도 있게 됐다.

누리호는 내년에 반복발사를 통해 성능을 검증하고, 로켓 성능 고도화도 할 계획이다. 누리호의 신뢰성이 확보되면 국내 대학뿐만 아니라 대학, 산업체에서도 초소형위성을 개발하는 가운데 비싼 위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면서 앞으로 활용성을 높여갈 것으로 전망된다.

누리호 발사 장면.(사진=KARI TV)


기업이 주관해 누리호 반복발사, 재사용 기술 접목해 개량도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네 차례 누리호를 반복 발사해 발사체 신뢰성을 높이고, 관련 기술을 기업에게 이전해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할 예정이다. 이번 성능검증용위성(162.5kg)과 달리 보다 큰 규모 위성도 싣는다. 2023년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시작으로 2024년 초소형위성 1호, 2026년 2~6호, 2027년 초소형위성 7~11호를 우주로 보내는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의 팰컨9로켓처럼 기체를 재사용하도록 기술도 개발한다.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이 통과되면 오는 2031년까지 1조 9330억원을 투입해 저궤도 대형위성 발사, 달착륙선 자력발사가 가능한 발사체 개발이 이뤄진다.

로켓 재점화부터 추력조절 등 재사용발사체 기반 기술이 탑재된 다단연소사이클엔진 개발을 목표로 한다.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교수(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지난 1997년 액체추진과학로켓(KSR-III)부터 함께 한 핵심 연구진들이 누리호 개발에 함께하며 독자적인 우주발사체를 개발해 감격스럽다”며 “전기차 시대가 다가온 것처럼 발사체에서도 재사용 기술 등 첨단 기술 접목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 누리호 성공 여부에 안주하지 말고 세계 최고 수준 로켓을 만들도록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큐브위성 등 우주 임무 본격화

이번 발사가 지난 발사와 달랐던 점은 성능검증용위성을 실었다는 점이다. 국내 대학(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KAIST)에서 만든 4기의 큐브위성과 발열전지 등 우주부품에 대한 검증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큐브위성들은 미세먼지 모니터링부터 지구관측 임무 등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중대형위성을 보완해 큐브위성 여러기를 쏘아 올리는 시대를 열어갈 수 있게 됐다.

가령 이번에 성능검증위성에 실린 연세대학교의 큐브위성(MIMAN)의 경우 초분광 카메라로 지구 관측 임무를 한다. 우리나라가 정지궤도(3만 6000km)에서 다목적위성들이 역할을 했다면 큐브위성은 해상도는 더 낮지만 가까운 궤도(700km)에서 필요한 부분을 관측할 수 있다. 박상영 연세대 천문우주학과 교수는 “MIMAN 위성은 이틀에 한번 씩 한반도 서해상 미세먼지를 관측할 수 있다”며 “낮은 고도에서 지구를 보면서 천리안2B호 위성 같은 정밀위성을 보조하는 데이터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큐브위성이 정상적으로 궤도에 진입한 후 지상국과 교신까지 성공하면 오는 29일부터 이틀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사출(쏘아 보냄)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외 발사체를 사용하려면 그쪽의 발사조건이나 일정에 맞춰야 했고, 원하지 않는 고도로 올라가는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다.

박 교수는 “누리호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가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우리 위성을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큐브위성 임무가 활발해져 우리나라가 민간 주도 우주 혁명(뉴스페이스)에 동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해외에서도 100~200개 큐브위성을 한꺼번에 실어 보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10kg짜리 큐브위성을 150개 보낼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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