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국내에서 에틸렌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LG화학(051910)이 이달부터 가동률을 하향 조정하며 감산에 들어갔고 롯데케미칼(011170), SK종합화학 등 다른 석유화학업체도 감산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
2년 새 반토막 난 에틸렌값
에틸렌은 석유화학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대표적 원료로 플라스틱, 필름, 비닐, 파이프, 타이어, 섬유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국내 석유화학 업체는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납사)를 정유사에서 구매한 다음 분해설비(NCC)를 돌려 에틸렌을 생산한다.
에틸렌값은 최근 수직낙하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년 전만 해도 1t당 1300달러대를 기록했던 동북아 지역 에틸렌 월 평균 가격은 3월 현재 t당 69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2년 만에 에틸렌 가격이 반토막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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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석유화학사는 에틸렌 생산 줄이기에 나섰다. 생산능력(CAPA)이 가장 많은 LG화학은 지난 1일부터 대산·여수 공장의 가동률을 각 5%씩 하향 조정했다. 1월에 설비를 보수하는 과정에서 가동률을 조정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가동률을 낮췄다. 롯데케미칼과 SK종합화학 역시 계획이 구체화하진 않았지만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중국에서도 산지앙화학(Sanjiang Fine Chemicals)이 라인 3개 가동을 멈추고 2개만 가동하고, FUPY가 공장 가동률을 90%로 낮췄다. 대만계 포모사, 일본 마루젠 등도 공장 가동률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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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에틸렌값 회복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 전부터 이미 에틸렌은 공급 과잉 상태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에틸렌의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자체 에틸렌 생산을 늘려가는 데다 저렴한 셰일가스를 기반(ECC)으로 생산한 에틸렌이 미국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만든 에틸렌은 원유에서 만들어진 나프타를 기반으로 만든 에틸렌보다 가격이 저렴해 원가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
이에 비해 미·중 무역 분쟁 등으로 세계 경기 침체가 깊어지면서 수요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에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중국 내 공장 가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보다 윗 단계에 있는 에틸렌 수요도 정체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시황이 다운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코로나19까지 겹치며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의 수요가 줄고 결국 이들 제품의 원료가 되는 에틸렌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