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만원 LG화학, 0.5주 매수”…국내 소수점 거래 언제쯤?

의결권 공유 등 제도 쟁점 산적
“빠른 도입 필요”vs“안전한 거래”
  • 등록 2021-03-04 오후 3:35:18

    수정 2021-03-04 오후 9:37:39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황제주’도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국내 주식에 대한 소수점 거래 방안이 신속하게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주당 150만원에 가까운 LG생활건강(051900)이나 90만원 안팎인 엔씨소프트(036570) LG화학(051910)을 매수하려면 최소한 1주 이상 자금이 필요하다. 소수점 주식 거래가 현실화되면 금액 단위로 투자가 가능해져 소액으로도 주식 거래가 가능하다.

왼쪽부터 맹성규 의원,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 과장, 이광재 의원, 류영준 카카오페이대표.(제공=이광재 의원실)
“동학개미 분산 투자 위해 빠른 도입”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4일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동수·맹성규 의원과 공동 주최한 ‘커피 한 잔 값으로 1등 주식 골라담기’ 토론회에 참석해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제도의 빠른 도입을 강조했다.

류 대표는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도입하면 1만원 이하로도 포트폴리오 구성 가능해 소액 투자도 자산배분 투자를 통해 리스크 분산이 가능하다”면서 “소액 투자자들에게 자산배분 수혜를 확대해 자본시장 활성화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투자 문화를 장려하기 위해선 우량주 중심 자산 배분이 필수적이나, 일반 투자자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분산 투자하려면 목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소수점 거래를 도입해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의미다.

미국과 영국 등에선 대형 증권사와 핀테크 업체를 중심으로 소수점 거래가 활성화돼 있다. 최선 집행의무를 부여 받은 브로커 딜러(증권사)가 거의 실시간으로 매매 체결을 지원하는 식이다. 다른 투자자와 결합이나 브로커 딜러의 자금 등으로 소수점 주문을 온전한 1주(온주)로 만들어 내부 주문집행한다. 수탁기관은 투자자와 브로커 딜러의 명의로 주식을 보관하나 배당 등의 수익권은 주문 비율에 비례해 투자자에게 귀속된다.

출처=자본시장연구원
의결권부터 시스템까지 제도 개정 필요

현재 국내 주식 거래 시스템은 온주 기준으로 마련돼 있다. 때문에 △주식의 의결권을 공유해야 하고 △예탁 서비스를 구분 예탁해야 하며 △실시간 보다는 다소 지연된 매매 체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으며 △IT 시스템의 안정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펀드처럼 수익증권발행신탁을 활용한 접근을 제안했다. 이 실장은 “수익증권발행신탁 제도를 활용하면 증권사가 보유한 1주를 기초로 10주의 수익증권을 발행 가능해, 소수점 투자자도 배당청구권과 잔여재산청구권 및 의결권 대리 행사도 가능하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고객 편의 제공 및 최선 집행의무 준수 등을 위해 매매체결 인프라 개발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업계는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 관련 규정과 제도가 완비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만큼, 금융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혁신 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빠른 도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 높인다. 류 대표는 “차별성이 인정되고 고객들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서비스라면 시간이 필요한 공식적인 제도 시행 전이라도 빠르게 혁신 금융 서비스를 추가로 검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업계 의견수렴 등 거쳐 규제 정비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국내 주식 소수점 거래에 대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거래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 있다”면서 “2인 3각 경기처럼 제도적 정비와 업계 준비가 병행돼야 하는 일이어서 되도록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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