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비관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 거대 양당에 유리한 한국 정치구도를 넘지 못하고 ‘미완의 정치실험’에 그칠 것이란 시선도 있다. 첫 시험대는 당장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다. 바른미래당이 ‘중도정당’잔혹사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양 당은 13일 일산 킨텍스에서는 전당대회를 열고 합당을 공식화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정치 괴물들을 이기려면 우리 스스로 변화해야한다”며 “우리는 이미 달라졌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벽을 허물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일단 바른미래당은 원내3당으로서 ‘캐스팅보터’위치를 확보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의 ‘러브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의 선택에 따라 정국 주도권이 달린 만큼 여야 관계설정도 당 진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여곡절 끝에 통합에 성공했지만 남은 과제가 산적하다. 우선 양 당의 화학적 결합까지는 적지않은 갈등이 예상된다. 이미 정강정책을 두고 양 당은 신경전을 벌인 바 있다. 바른정당이 정강정책에 안·유 대표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를 합의한 점을 들어 이를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당은 ‘중도’를 ‘진보’로 바꾸길 요구했다. 결국 두 당은 보수·진보·중도 등 이념지향 적 단어를 빼고 ‘민생·안보·정의·미래’를 핵심 가치로 정했다. 햇볕정책에 대한 양 당의 입장정리도 필요하다. 원내 3당에 불리한 선거제도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통령제·승자독식인 소선거구제가 유지되는 한 거대 양당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 ‘중도’를 표방하며 출범한 원내 3당 모두 자리잡지 못한 채 소멸되고 말았다.
바른미래당의 첫 시험대는 6·13 지방선거다. 물리적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공천부터 난관이다. 겹치는 당협위원장은 일단 지방선거까지 ‘공동 위원장’ 체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대표직에서 물러난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론도 나온다. 안 대표는 관련 질문에 “지방 선거위해 모든 역할을 다하겠다”며 여지를 뒀다. 유일한 현역 광역단체장인 원희룡 제주지사의 거취도 변수다. 원 지사는 아직 신당에 공식 합류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