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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오전 살인 등의 혐의로 이씨와 내연관계인 공범 조현수씨(30)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9일 오후 3시30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이들은 지난 16일 낮 12시25분께 경기 고양 덕양구 삼송동 A오피스텔에서 붙잡혀 인천지검으로 압송된 뒤 17일까지 이틀간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씨는 검찰에서 변호사와 함께 조사받겠다며 진술을 거부해 17일 오전 인천구치소로 돌아가 유치됐다. 조씨는 조사를 받으며 일부 진술을 하고 같은 날 오후 인천구치소로 돌아갔다. 18일은 2명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이·조씨의 변호사는 현재까지 선임되지 않았다.
이씨가 계속 진술을 거부할 경우 검찰 수사와 재판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씨가 구속되거나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혐의를 인정하지 않으면 유무죄 다툼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 등 2명의 혐의를 입증했다며 수사에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지검은 2020년 12월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으로부터 이·조씨의 계곡살인사건(사건 발생 2019년 6월)을 이송받고 지난해 2~11월 전면 재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이·조씨의 휴대전화 텔레그램 대화내용을 복원해 이들이 2019년 복어 독을 이용해 이씨의 남편 윤모씨(당시 39세)를 살해하려고 했던 정황을 확인했다. 또 낚시터에서 수영을 못하는 윤씨를 빠트려 죽이려 했던 정황도 파악했다. 검찰은 이같은 증거 등을 토대로 이·조씨가 계곡에서 윤씨가 다이빙하게 시킨 뒤 구조 요청을 묵살하며 익사하게 꾸민 것으로 보고 있다.
8억원 상당의 사망보험금이 보장된 보험이 윤씨측의 보험료 미납으로 실효되기 4시간 전에 윤씨가 사망했기 때문에 검찰은 이·조씨가 보험금 수령을 목적으로 살인행각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가평경찰서가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의정부지검이 변사사건(사망사건) 내사종결로 지휘해 묻힐 뻔했던 것이다. 내사종결은 수사기관이 타살 등 범죄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할 때 수사를 본격화하지 않고 마친다는 의미이다. 현재는 변사사건에 대해서는 내사종결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입건 전 조사 종결로 바꿔 부른다.
이 사건은 유족 지인의 제보로 일산서부경찰서가 2019년 11월 재수사를 벌여 다시 부각됐다. 이은해씨가 숨진 남편의 보험금을 청구했다가 지급이 거부되자 방송사에 해당 사건을 제보하며 국민의 관심을 끈 부분도 한몫했다. 이씨의 제보로 이 사건은 2020년 10월17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보도됐다.
이씨는 검·경 재수사 등으로 압력이 가해지자 지난해 12월 조씨와 함께 도주했다. 이들은 신용카드, 휴대전화 사용을 중단하며 종적을 감춘 뒤 123일을 숨어 살았다. 올 2월부터는 고양 삼송동 A오피스텔을 빌려 거주했다.
경찰은 탐문수사, CCTV, 이·조씨의 지인 진술 등을 통해 2명이 A오피스텔에 거주한다는 것을 파악했고 검거에 성공했다.
이씨는 검거 당시 아버지를 통해 경찰에 자수의사를 보이며 오피스텔 거주 호실을 알려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감형 요소가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검찰은 이씨가 자수의사를 보였지만 범행을 인정한 것은 아니어서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이씨가 경찰에 거주 호실을 알려준 것을 두고 자수로 볼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조씨의 도피행각에 조력자가 있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 살인, 살인미수(2건), 보험사기 혐의를 입증하고 피의자 진술 확보에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명이 구속되면 자세한 혐의를 확인하고 공범·조력자 여부, 도주 경위 등을 조사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