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그래미 간다?…BTS 병역 특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철수, 하이브 본사 방문…이슈 점화
BTS 병역특례 논의 없었다 해명에도
병역특례 논의 분위기 조성 확실 평가
'내년에도 그래미 설 수 있나' 관심 속
새 정부 병역특례 의제 추진할지 관건
  • 등록 2022-04-04 오후 4:35:41

    수정 2022-04-04 오후 4:54:29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방탄소년단(BTS)은 내년에도 그래미 시상식에 설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가 BTS 소속사인 하이브(352820)를 방문하면서 BTS 멤버들의 병역 특례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인수위는 하이브 방문을 두고 ‘병역 특례 논의 목적이 아니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직접 만났다는 ‘비(非)언어적 메시지’가 적잖다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하이브)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인수위가 BTS 병역 특례 불씨를 지펴 국회 논의에 속도를 내 줄 것을 촉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적 영향력이 커질대로 커진 K콘텐츠 열기 유지를 위해서라도 BTS 병역 특례 논의를 본격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BTS, 내년에도 그래미 도전?…병역 특례 촉각

BTS는 3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제6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자로 호명되지는 못했다. 수상과 무관하게 그래미가 2년 연속으로 BTS를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는 점에는 이론이 없는 상황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는 없다’며 다음 기회를 기약한 BTS지만 목전에 다다른 BTS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는 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1992년 12월생인 BTS 멤버 진은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올 연말에 입대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수위가 하이브 본사를 방문하면서 병역 특례 이슈에 불씨를 지핀 모습이다. 안 위원장과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위원들은 지난 2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하이브 본사를 찾아 대중문화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안 위원장은 하이브 방문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이 낮고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얘기를 들으러 갔다”며 “(병역 특례 관련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새로 출범하는 정부에서 아마 국회와 함께 논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도 4일 열린 인수위 정례 브리핑에서 “BTS의 병역 특례에 대한 답을 인수위가 따로 갖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신 대변인은 다만 “인수위는 공연예술 및 K컬처 분야의 현장 어려움과 육성을 위한 제언을 듣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나올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자 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2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본사를 찾아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설명을 들으며 건물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병역 특례 논의 분위기 조성이 목적’ 평가도

BTS 병역 특례 논의는 지난해 11월 처음 물꼬를 텄다. 현행 병역법은 국위 선양과 문화 창달에 기여한 순수 예술인과 체육인들만 특례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익 기여도가 높은 대중문화 예술인의 군 대체복무를 허용하는 이른바 ‘BTS 법안’(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첫 심의에 들어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수위가 직접 나서 BTS 병역 특례를 추진하는 것에 부담이 따른다는 점을 의식하고 확실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안 위원장이 간담회 대신 하이브 본사를 직접 방문을 먼저 했다는 점이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BTS 병역 특례에 대한 직접 언급은 자제하고 공론화 자체를 목적에 둔 행보라는 것이다.

법안 처리를 위해 국민의 힘은 물론 더불어민주당의 협조까지 더해져야 하는 상황에서 안 위원장이 ‘새 정부가 국회와 함께 논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간접적 촉구를 주문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BTS 병역 특례 논의 관건은 형평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다. BTS가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 열풍’을 이끄는 주역이라는 점에서 병역 특례 자격이 충분하다는 주장과 BTS 사례를 들어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해당 이슈를 둘러싼 찬반 논란은 여전하다. ‘손흥민은 되는데 왜 BTS는 안되냐’는 말과 ‘BTS도 한국 남자 아니냐, 군필자들을 바보로 만들지 말라’며 의견 대립이 팽팽하다.

인수위를 넘어 새 정부가 BTS 병역 특례를 둘러싼 정책적 판단을 어떻게 내릴지도 관심사다. 직접 언급을 꺼리고 있지만 병역 특례 논의는 연예·예술 업계 전체에서 봤을 때도 중요한 이슈다. BTS를 시작으로 해당 논의가 물꼬를 튼다면 실제 혜택 수혜가 가시화할 수 있어서다.

BTS 병역 특례 기대감은 주가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 위원장의 하이브 방문 소식이 알려진 지난 4.36%(1만3500원) 오르며 기대감을 증명했던 하이브 주가는 이날 2.94%(9500원) 하락하며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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