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두산인프라코어(042670)가 중국법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 중이던 지분 20%를 3050억원에 인수한다. DICC 지분 처리 문제를 놓고 법적 공방을 벌인지 6년 만이다.
| 두산인프라코어가 중동 시장에서 판매하는 50t급 대형 굴착기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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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FI 컨소시엄(미래에셋자산운용·IMM프라이빗에쿼티(PE)·하나금융투자)이 보유한 DICC 지분 20%를 305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당초 FI 측은 투자 원금 3800억원에 이자 등을 더해 최소 6000억원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두산 측은 지분 20% 가치를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며 SPA 체결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거래는 내달쯤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과정을 거치면 두산인프라코어는 DICC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이번 거래로 DICC를 둘러싼 두산그룹과 FI 간 분쟁도 마무리됐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1년 DICC을 설립한 후 FI들에게 ‘3년 내 중국 증시에 DICC를 상장해 투자금을 회수하겠다’는 조건으로 38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두산은 투자금을 받는 대신 DICC 지분 20%를 넘겼고 ‘상장에 실패하면 투자자가 두산 지분 80%도 함께 팔 수 있다’는 동반매도청구권을 함께 걸었다.
DICC 상장이 실패하자 FI들은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두산, 2심은 FI 측이 승소했다. 올해 1월 대법원 판결에서는 “동반매도청구권을 약정한 경우 상호 간에 협조 의무를 부담한다”면서도 “협조 의무를 위반했다는 사실만으로 민법상의 ‘신의성실에 반하는 방해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사실상 두산 측 손을 들어준 셈이지만 FI 보유 지분 20%에 대한 동반매도권을 인정하면서 양측은 협상을 이어왔다. FI 측은 이번 거래가 마무리되는 대로 두산그룹에 제기한 소송을 취하기로 했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지분 20%는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하는 현대중공업이 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