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이틀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마지막까지 접전 구도인 가운데, 미국 내 여자 화장실 곳곳에서 ‘남편 몰래 해리스에게 투표하라’는 내용의 손글씨 포스트잇이 번지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투표 결과는 주변 남성을 포함한 모두에게 철저히 비밀이니 걱정 말고 해리스 부통령에게 투표하라는 의미다.
| 미국 대선을 앞두고 여자화장실 등에 나타난 쪽지. 사진=X(옛 트위터)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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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경합주를 중심으로 여자 화장실과 미용실 등에는 손 글씨가 적힌 포스트잇이 퍼지고 있다. WP는 “대선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은밀한 캠페인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WP가 실제 사례라며 소개한 쪽지에는 “기표대에 들어가는 사람은 당신 혼자입니다” “당신이 누구를 찍었는지 남친이나 남편은 알 필요가 없습니다” “투표는 개인적인 일입니다” “아무도 당신이 어디에 투표했는지 볼 수 없습니다” “해리스 찍어도 아무도 모를 것” 등의 메시지가 적혔다.
당신이 누구에게 투표하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 포스트잇에 담긴 핵심 메시지다. 여성이 여성에게 속삭이는 것처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 운동이 맨 처음 어디서 시작됐는지 확실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몇 달 전부터 풀뿌리 단체 ‘해리스-월즈를 지지하는 여성들’(Women for Harris-Walz)의 회원들이 이런 쪽지를 붙이기 시작했다고 알려졌다.
기혼 백인 여성을 상대로 남편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압박하더라도 소신껏 해리스를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선거 영상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초 분량의 이 영상에서는 할리우드 스타 줄리아 로버츠가 목소리로 출연해 남편을 포함한 다른 누구도 기혼 여성의 투표를 모를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트럼프 지지 남성과 연애 중인 여성들을 상대로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을 노골적으로 호소했다.
공화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진영에서는 해당 광고가 기혼 여성이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며, 마치 부인이 남편의 ‘인질’인 것처럼 몰아간다는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 여성 유권자 중 배우자에게 알리지 않은 채 그와 다른 후보를 찍은 비율은 8명 중 1명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도 비슷한 비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