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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기아자동차의 미니밴 카니발과 준대형 SUV 쏘렌토 ‘형제’가 6년 만에 또 다시 회사의 선봉에 섰다. 원래 비슷한 체급의 신차가 유사한 시기에 나오면 서로 경쟁하며 판매가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카니발과 쏘렌토는 동반상승하는 ‘이례적인’ 효과를 냈다. 올해 역시 지난 3월 출시된 쏘렌토가 건재한 가운데 지난달 출시된 신형 카니발의 판매가 급증하며 두 차종 합쳐 기아차 전체 판매의 30%를 차지하게 됐다.
2014~2018년 ‘카니발+쏘렌토’ 기아차 판매 30% 책임
7일 기아자동차가 발표한 판매실적에 따르면 지난달 카니발과 쏘렌토 두 차종의 내수 판매대수는 카니발 5622대, 쏘렌토 6116대 등 총 1만 1738대였다. 기아차 총 내수판매 3만 8463대의 30.5%를 카니발과 쏘렌토가 책임진 것이다.
신형 카니발이 출시되기 이전인 1~7월까지 두 차종의 판매비중은 20.5%에 머물렀다. 쏘렌토는 3월 신차 출시 이후 판매가 늘며 4만 7355대가 팔렸지만 카니발은 1만 9450대 판매에 그쳤다. 하지만 카니발 출시 후 판매비중이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카니발+쏘렌토 조합이 힘을 발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8년 첫 출시된 1세대 카니발은 당시 위기를 겪던 기아차를 살린 효자 상품이었고 2002년 등장한 1세대 쏘렌토는 SUV 붐을 주도했다.
하지만 두 차종은 이후 기아차의 내수판매를 견인하는 1등 공신으로 자리 잡았다. 연간 풀타임 판매가 시작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간 카니발과 쏘렌토는 신차 효과가 꺾이지 않고 판매호조를 이어갔다.
2014년 7만 9769대(카니발 4만 1643대·쏘렌토 3만 8126대)를 팔며 기아차 전체 판매의 17.1%를 차지했으나 2015년엔 14만 5327대(카니발 6만 7559대·쏘렌토 7만 7768대)로 판매량이 급증하며 판매비중이 27.6%까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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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쏘렌토와 카니발의 4세대 모델 출시 시기를 올해로 잡은 것 역시 이같은 과거의 성과와 무관치 않다. 그리고 이미 카니발 출시 첫달에 이런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두 차종은 출시부터 화제를 모았다. 쏘렌토는 지난 3월 출시 당시 사전계약 첫날(2월 20일) 1만 8800대를 달성, 역대 최고계약량을 기록했고, 3월 16일까지 영업일 기준 18일 동안 2만 6400대의 사전계약을 건수를 올렸다. 카니발은 지난 7월 28일 사전계약 하루만에 2만 3000대를 기록하며 쏘렌토가 세운 기록을 5개월 여만에 넘어섰다. 이후 8월 14일까지 3만 2000대가 계약되며 국내 자동차 판매 사상 최단시간 최다 예약 신기록을 수립했다. 두 차종 모두 디자인과 상품성 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카니발이 기존 모델에 비해 디자인 면에서 정통 미니밴보다는 SUV에 가까운 외관으로 변신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평가다. SUV를 장만하기 위해 기아차 전시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다른 브랜드 매장에 갈 필요 없이 쏘렌토와 카니발을 비교해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또 코로나19 이후 차 시장에서 불고 있는 패밀리카 열풍도 두 차종에게는 긍정적 요인이다. 두 차종 모두 캠핑용으로 적합하고 ‘차박’도 가능하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효과가 보통 1년, 길어야 2년 정도 유지되는데 카니발과 쏘렌토는 4년 이상을 유지하며 기아차의 내수판매를 책임져왔다”며 “4세대 쏘렌토와 카니발 역시 초기 반응부터 좋아 향후 두 차종의 쌍끌이도 3세대 못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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