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하지나 기자] 지난 1일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보증금 5억원, 월세 225만원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전용면적은 보증금 5억원, 월세 121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차법(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시행 2년째를 맞이했지만 임대차 시장은 ‘혼란’ 그 자체다. 전세는 줄고 가격은 폭등했다.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는 반전세와 월세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기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까지 더해져 이른바 ‘렌트 푸어’(전세와 월세가 올라 대부분 소득을 지출하는 사람)로 급격히 전락하고 있다.
|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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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전세가는 지난 2020년7월 4억6458만원에서 지난 5월 6억3337만원으로 2년여만에 1억6879만원 올랐다. 지난 2018년 1월 4억3905만원에서 2020년6월까지 4억6224만원으로 2319만원 오르는데 그쳤던 전세가는 임대차2법 도입 후 36%가량 올랐다.
이렇다 보니 ‘전세의 월세화’ 현상은 올 들어 더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의 월세 거래량은 4만1587건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치다. 월세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월세 가격 상승 폭은 0.16%로 2019년12월 이후 30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인상과 집값 고점인식 등으로 전세대출금리가 전·월세전환율보다 높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당분간 월세나 반전세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깡통 전세’도 임대차 시장을 흔드는 악재다. 전셋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집값이 빠르게 하락한다면 ‘역전세난’이 확산할 수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까지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는 1595건, 금액으로는 3407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양질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정부 차원에서 주택바우처 제도를 도입해 확대 시행하는 등 적극적인 주거안정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선진국은 공공임대주택 비중을 늘려 임대차 시장 안정을 꾀하고 있고 젊은 층에 대한 주택바우처 제도와 생애최초주택구입 지원제도를 잘 갖춰놓았다”며 “세입자가 영원히 세입자로 남지 않고 내 집 마련 성장 사다리를 통해 주거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에 아파트 시세표가 붙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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