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앞은 무법천지를 방불케했다. 서울행정법원이 경복궁 고궁박물관 남측 1개 차로에서 299명 이내로 집회를 열도록 허용했음에도, 민주노총은 이를 무시하고 6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다. 경찰은 이날도 무기력했고 그저 지켜볼 따름이었다.
“노동자를 외면하지 말아달라”는 구호는 애절했지만 이날 집회는 방역수칙을 위반한 엄연한 불법이었다. 집회 참가인원은 방역지침상 최대 허용치인 299명을 몇십 배 뛰어넘었고, 법원이 허용한 집회 제한 시간과 공간 모두 무시됐다. 인도까지 점령한 이들은 금연구역에서도 별다른 제재 없이 무리지어 담배를 태우는 등 안하무인이었다.
노동자의 권리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들의 투쟁방식이 불법으로 점철된다면 이에 공감하고 지지를 보낼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차기 정부는 현 정부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더 이상의 불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적 진영에 관계없이 엄정한 법집행과 공권력의 정상화를 통해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한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