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시민단체 등의 고발 및 감찰 요청이 잇따르면서 법무부와 대검찰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조직의 고유 업무와 관련성이 떨어지는 수장들의 개인사라 적극적 대처도 하지 못한 채 벙어리 냉가슴만 앓고 있는 형국이다.
| 추미애 법무장관이 지난달 24일 점심시간 무렵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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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과 민생연구소는 지난 7일 윤 총장에 대한 감찰요청서를 법무부에 접수했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비밀 회동을 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검찰 과거사위원회 권고와 고발에 따라 방 사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윤 총장이 수사 대상을 만난 건 검사징계법과 검사윤리강령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이른바 특혜 휴가 의혹 등에 휩싸이며 잇따라 시민단체들로부터 곤욕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수장인 윤 총장 주변까지 시끄러워지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3일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은 추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에 수사 의뢰했다.
또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도 지난 6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피진정인으로 하는 진정서를 대검에 제출했다. 서씨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대해 검찰의 조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지난 1월 해당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동부지검은 이 사건을 8개월째 수사 중이다.
법무부와 대검은 “장관·총장에 대한 시민단체의 감찰 요청은 평소에도 비일비재하고 정치적인 목적을 갖고 있는 경우도 많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감찰 및 진정 계획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법무부와 대검은 장관과 총장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개인사로 잘 알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검찰 내부에서도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민원들이 최근에 추 장관 아들에 대한 특혜 의혹에 이슈가 집중되면서 덩달아 관심이 모아지는 것뿐이라며 평가 절하하는 분위기다. 한 검찰 관계자는 “추 장관에 대한 의혹 보도가 집중되며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민원들에 시선이 쏠리는 것뿐”이라며 “더욱이 최근 수사 의뢰와 진정들은 검찰 개혁이나 주요 사건 수사와는 성격이 다른 장(長)의 개인사이기 때문에 법무부와 대검이 대응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민단체들의 무분별한 행태가 실익 없는 논란만 확대 재생산하며 오히려 검찰개혁이나 주요 사건 수사를 묻히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