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시련 이겨낸 독성 연구자···"한 가정이라도 더 행복하게"

[과학계 프론티어]박은정 경희대 교수
미세먼지 성분부터 나노물질 독성, 환경성 질환 연구
  • 등록 2021-03-23 오후 5:34:00

    수정 2021-03-24 오전 10:30:3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환경성 질환 전문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앞으로 질환 발생이나 건강수명 연장 등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교육하고, 연구를 함께하며 독성 전문가들을 키워내 한 가정이라도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박은정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독성 연구자로서 이루고 싶은 꿈을 전했다. 박 교수는 ‘경단녀’, ‘비정규직 연구원’, ‘비명문대’ 등 온갖 악조건을 딛고 오로지 연구성과로만 인정을 받아 정교수로 임용을 이뤄내 화제를 모은 연구자다. 가정을 이루느라 경력이 단절됐고, 마흔이 넘어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밤낮으로 연구에 매진하며 성과를 이뤄냈다.

비정규직 연구자로서는 최초로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식창조대상 장관상을 받았고,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선정한 ‘세계 상위 1% 연구자’에 3년 연속으로 이름을 올리며 학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박 교수는 가정의 안전, 행복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 연구한다. 비소, 수은, 카드뮴, 나이트로파이렌 등 미세먼지에 함유된 화학물질로 알려진 성분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나노물질의 독성, 환경성 질환 연구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지난해 살균·소독제의 호흡기 노출이 폐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제품 사용이 늘고 있지만 바르게 알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성학적으로도 화학물질들이 낮은 농도로 반복해 오랜 기간 노출되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영향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미흡한 상황이다. 따라서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려면 소독제 제품 사용 시 제품에 기록된 용법과 용량을 준수해 사용해야 한다. 더 많이 쓴다고 살균이나 소독 효과가 더 커지는 것도 아니다. 제품에 사용된 화학 성분의 유해성도 점검해 보며 사용해야 한다.

박 교수는 “독성학자는 독성 데이터를 생산하고, 해석하고, 세포나 동물 등 시험에서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에서 어떤 건강영향이 나타날지 예측하고, 예방 방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이 배우고, 연구해 학문적으로 사회적으로 봉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정 경희대 교수.(사진=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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