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 3社, 배당 우려에 급락…매도 의견vs 저가 매수 기회

높은 배당 성향 매력적이었으나…
“투심 악화 불가피…보수적 접근”
메리츠 "배당 보다 자사주 소각 유리"
  • 등록 2021-05-17 오후 6:15:58

    수정 2021-05-17 오후 6:15:58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메리츠 3사 주가가 배당 성향 축소 예고 여파로 급락했다. 매도 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나오는가 하면, 조정시 저가 매수 기회라는 권고까지 증권가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1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메리츠금융지주(138040)는 전 거래일 대비 3050원(-15.56%) 하락한 1만6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4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던 메리츠화재(000060)는 -16.78% 빠졌고, 메리츠증권도 -13.83% 미끄러졌다.

제공=마켓포인트
메리츠 3사의 주가 하락은 지난 14일 장 마감 이후 중기 주주환원 정책 공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 배당을 유지할 예정이며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방안 실행하겠다는 내용이다. 최근 3년 메리츠금융지주의 배당 성향은 66%, 메리츠화재는 35%, 메리츠증권은 38%대였다는 점에서 대대적인 배당 축소인 셈이다.

증권가는 당분간 투자 심리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성향 하향과 함께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구체적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면서 “통상 배당 축소를 동반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들의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HOLD)에서 ‘매도’(SELL)로, ‘매수(BUY)’에서 ‘매도’(SELL)로 각각 하향했다. 국내 증권업계는 관행 등으로 매도 의견 보고서는 드물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배당 성향 축소가 펀더멘털 요인은 아니지만 높은 배당수익률이란 메리츠증권의 중요한 투자 포인트가 훼손됐고, 그 영향으로 수급도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주당배당금(DPS)은 320원(배당성향 39.6%, 별도기준)이었으나 강 연구원은 올해 DPS 전망치를 70원으로 내다봤다. 메리츠화재는 DPS 전망치를 기존 1300원에서 450원으로 하향했다.

강 연구원은 “배당성향 하락은 명확하게 제시했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의 규모 및 시기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점에서 주주 환원율 하락 우려 및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면서 “배당성향 하락을 반영하면 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율(ROE)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펀더멘털 이상이 아니라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리츠화재에 대해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적과는 별개로 배당 성향 축소로 인해 단기적으로 주가에 대한 영향은 부정적일 것”이라면서 투자 의견을 매수와 중립 사이 단계인 ‘트레이딩 바이’(trading buy)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보험사라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한다”며 “조정시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기존 배당성향이 줄어드는 만큼 자사주 매입·소각이 이뤄진다면 기업가치는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수 감소로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장부가치(BVPS)는 오히려 상승하기 때문이다. 강승건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소각의 명확한 규모 및 시기에 대한 계획이 발표된다면 이를 목표주가 산정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 관계자는 주주환원 정책 변경 공시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에 현금배당 보다 자사주 매입 소각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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