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마다 우유만 줬다"…뇌 질환 모친 방치해 사망케 한 아들

[이데일리 강지수 기자] 뇌 질환을 앓는 60대 모친을 방치해 숨지게 한 4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대전고법 제3형사부(정재오 부장판사)는 10일 존속유기치사 혐의로 기소된 A(40)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또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2020년 5월부터 약 1년 2개월 간 뇌 질환을 앓는 모친 B(60)씨를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영양실조 상태에서 폐렴에 걸려 사망했는데, A씨는 B씨가 사망하기 한 달 전부터 끼니를 제대로 챙기지 않고 우유만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 당시 B씨의 체중은 30㎏에 불과했다.

각자 떨어져 살던 이들은 2014년 B씨가 수두증을 앓게 되면서 거동이 어려워지자 함께 살기 시작했다. 2020년부터 B씨의 상태는 누워 있는 것만 가능한 정도로 나빠졌으나 A씨는 B씨가 바지에 용변을 봐도 씻겨주지 않았다.

1심은 “직계존속에 대한 유기 행위는 그 패륜성에 비춰 죄책이 매우 무겁다”면서도 “다만 다른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주말에도 직장에 출근하면서 홀로 부양을 맡아온 점, 장애인지원센터를 방문해 상담하는 등 나름의 대책을 세우려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사는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 또한 “피해자를 모시고 7년 동안 동거해왔고 어머니를 요양병원에 모시기 위해 노력해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