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2관왕 자오팅, 중국에서 사라진 이유

자오 감독 과거 반중 발언에 중국서 외면
동문들, 中서 시상식 보려했으나 접속 차단
中외교부 대변인 "외교문제 아니다" 답 회피
  • 등록 2021-04-26 오후 7:49:51

    수정 2021-04-26 오후 10:32:11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중국 출신인 클로이 자오(자오팅) 감독이 아시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았지만 중국에서는 크게 보도되지 않고 있다. 과거의 반중(反中) 발언으로 관련 소식 전파가 차단된 것으로 보인다.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Nomadland)는 2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았다. 그러나 중국 포털 바이두에서 노매드랜드의 중국어 영화명을 검색하면 단 두 건의 기사만 나온다. 하나는 영화 평론 잡지의 글이고, 하나는 이 영화가 중국의 영화 평점 사이트 더우반(豆瓣)에서 평점 8.3점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중국의 SNS인 웨이보(微博)에서도 자오 감독의 이름이나 영화의 제목은 사실상 금지어다. 감독 이름이나 영화 제목을 검색하면 대부분 과거 글만 나오고 아카데미 수상과 관련된 건 한두건밖에 보지지 않는다.

이날 오전 자오 감독이 수상소감을 밝히는 동영상 등 게시물이 올라와 수백건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으나 이들 게시물은 신속하게 삭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상하이에서 자오 감독 동문 주최로 약 30명이 바에 모여 오스카 시상식 생중계를 온라인으로 시청하려고 했으나 일부 해외 사이트 접속에 필요한 가상사설망(VPN) 접속이 차단됐다고 보도했다.

자오 감독이 골든글로브 감독상을 받았을 때만 해도 중국 웨이보에서는 관련 해시태그가 쏟아졌다. 그러나 그가 수년 전 인터뷰에서 중국을 “거짓말이 도처에 널려있는 곳”이라며 “지금 내 나라는 미국”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이 바뀐 것이다.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도 자오 감독의 수상과 온라인 검열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왕원빈(汪文斌) 대변인은 “외교 문제가 아니다”며 답을 피했다.

자오 감독은 중국 베이징에서 태어났지만 영국 런던의 사립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등학교를 다녔다. 뉴욕대학교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한 후 미국에서 대부분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이날 감독상 수상 소감을 영어로 했지만 중국 어린이들이 많이 배우는 ‘삼자경’(三字經)을 어렸을 때 아버지와 함께 외웠다면서 ‘사람이 태어날 때 성품은 본래 착하다’(人之初,性本善)는 구절은 중국어로 언급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해 자오 감독이 일부러 중국어를 사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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